14억 들여 만든 軍 ‘자동체형측정기’…정확도는 43%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 장교로 복무중인 A씨는 후보생 시절 훈련소에서 전투복ㆍ전투화ㆍ전투모 등을 지급받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58호 모자를 착용해야 하는 A씨는 자동체형측정기가 치수를 잘못 잰 탓에 55호 모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투화는 자동체형측정기 측정값에 따라 240mm를 배부받았다. 실제 A씨의 발 치수는 265mm였다. 


국군은 3차원(3D) 스캐닝으로 신체치수를 재는 ‘자동체형측정기’를 도입해 후보생과 훈련병에게 전투복·전투화·전투모 등을 지급하고 있지만, 후보생과 훈련병 10명 중 6명은 기계측정값으로 처음 지급받은 피복이 몸에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기 더불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각 군 후보생과 훈련병 13만 5928명의 자동체형측정기 측정값과 실제 신체치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57%에 해당하는 7만 7127명의 측정값이 부정확했다고 밝혔다.

현재 각 군에서는 대당 약 1억 원인 자동체형측정기를 총 14대를 운용하고 있다.(육군 8대, 공군 2대, 해군 1대, 해병대 3대 보유)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공군으로 2005년부터 후보생과 훈련병에게 피복을 지급할 때 이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 이후 육군과 해병대는 2011년부터, 해군은 2012년부터 자동체형측정기를 들여왔다.

그러나 해군은 “자동체형측정기의 정확성이 떨어져 이를 기반으로 피복을 지급하면 교환사례가 빈번해 오히려 교육일정에 차질을 빚는다”며 자동체형측정기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자동체형측정기의 무용성을 군 스스로도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도 각 군은 기계의 내구연한이 도래하면 자동체형측정기를 재구매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군에 갓 입대한 후보생·훈련병들이 자동체형측정기 때문에 몸에 맞지도 않는 피복을 받아, 일일이 다시 치수를 재고 피복을 재교부받는 번거로움이 상당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예산을 들여 장비를 사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