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가 회사 분위기 엉망으로 만들어” 대자보 붙인 공동대표…法 “모욕죄 아냐”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회사 공동대표가 사내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든다’는 내용의 글을 사무실에 게시한 행위는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데다가, 자신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글을 게시한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2단독(이동진 판사)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수업체 공동대표 송모(68)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송 씨는 지난해 4월 회사 사무실 게시판에 ‘공동대표 조 씨가 회사 일에 개입하면서부터 온갖 거짓과 유언비어 및 상식에 어긋난 행동으로 근로자들을 갈라놓으며 회사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붙였다. 문서에는 ‘A 버스회사와 B 여객을 매입한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있으니 이 또한 거짓말입니다’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는 이같은 내용의 문서를 게시해 공동대표 조 씨를 모욕한 혐의로 지난 5월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송 씨의 행위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고문 전체를 살펴보면 기존에 발생했던 회사 내부의 분쟁 및 문제점 등에 관해 구체적인 사실 등을 사례로 제시하면서 공동 대표인 조 씨가 수차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인 바, 이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추상적 표현만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모욕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송 씨의 행위가 모욕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공고를 게시하게 된 경위ㆍ글의 전체적인 취지ㆍ모욕적인 표현이 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이는 근로자들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덧붙였다.

앞서 공동대표 조 씨는 송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 했지만, 검찰은 “공고문에 적시한 내용이 허위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당시 경영권 분쟁 중에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로 공고문을 게시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라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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