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원금 회수 방안 설명 안한 투자사, 투자자에 배상해야”

[헤럴드경제=박일한기자]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이 실행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투자회사는 투자자에게 손실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는 투자업체 대표 김모 씨가 KTB자산운용과 장인환(57)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KTB와 장 대표가 함께 3억7403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KTB자산운용은 2006년1월 부산저축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김 씨는 재무적투자자로 이를 위해 설립한 ‘KTB저축은행 구조조정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PEF)에 참여했다. PEF는 투자자들을 모집하면서 중앙부산저축은행 주식을 팔아 경영을 정상화해 인수·합병을 해 수익을 낼 것이라고 하고, 일정 이윤을 보장하는 장치로 1년 뒤 부산저축은행을 통해 ‘풋옵션’(주식을 팔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사진=대법원]

김 씨는 장 대표로부터 투자제안서에 기초한 투자를 권유받아 2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김씨는 2009년 4월 주식을 팔기 위해 부산저축은행에 풋옵션 행사를 요청했으나 거부됐고, 주식 처분 일을 계속 미뤄졌다. 그런 와중에 중앙부산저축은행은 2011년2월 유동성 부족으로 영업정지처분을 받고, 2012년 2월 자본잠식으로 끝내 파산했다. 같은 해 8월 풋옵션 행사를 하게 해주겠다던 부산저축은행도 결국 파산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투자금 전부를 잃고 소송을 냈다.

김 씨는 “투자자 모집 당시 풋옵션을 행사를 해준다던 부산저축은행은 이미 증권거래법위반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으로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추가 주식 취득이 불가능해 풋옵션 행사가 제한돼 있었다”며 “KTB자산운용이 투자 권유 단계에서 이런 점을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거나 속여 투자자 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KTB자산운용은 풋옵션 행사가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낙관적인 내용만 제시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원고의 투자 경험에 비춰 고위험 투자에서 원금 손실의 위험에 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배상액을 투자 손실의 30%인 6억원으로 제한했다.

2심에선 김 씨의 투자손실액의 40% 정도는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투자원금에서 이미 회수한 금액과 부산저축은행 파산절차를 거쳐 향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을 제외하면서 3억7403만원으로 배상금액이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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