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내려놓는 ‘골프여제’ 박세리 “실감이 안나네요”

13일 은퇴 앞두고 기자회견
아시아 첫 명예의 전당 입성 등
한국 여자골프史 새로운 이정표

한국여자골프의 오늘과 같은 성장을 이끈 박세리(39 하나금융그룹)가 은퇴를 앞두고 ‘고생한 만큼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골프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성공해야겠다는 이유가 있었고 성공하고 나서의 제 모습에 고마웠다. 운동 선수였지만 보지 못했던 것도 많이 보게 됐다. 앞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워야 될 것 같다. 은퇴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박세리는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골프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수많은 한국 여자 골프의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인 최초로 통산상금 1000만달러 달성, 메이저 5승을 포함해 통산 25승 기록, 아시아 최초 명예의 전당 입성 등의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대기록을 뒤로 하고 박세리는 13일 KEB하나은행챔피언십 1라운드가 끝난 뒤 은퇴식을 갖는다.

박세리는 후배들에게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골프장에서 모든 일이 끝난 뒤 자기 자신에게 시간을 주고 여유를 갖고 충전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은퇴 후에 운동하는 후배들을 위한 훈련 여건을 개선하는 일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이크 완 커미셔너가 은퇴하는 박세리를 골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위대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완 커미셔너는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박세리의 은퇴 회견에 동석했다.

회견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완 커미셔너는 “박세리 이후 여자 골프가 세계적인 스포츠가 됐다”면서 “한국에 박세리 때문에 골프 붐이 일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세계적으로 골프 붐이 일었다”고 운을 뗐다.

“한번은 어떤 대회에서 박세리가 티박스에 오르자 만명이 넘는 관중이 일제히 사진을 찍었다”는 완 커미셔너는 당시 장면을 담은 사진이 지금도 내 사무실 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세리와 처음 만났을 때 일화를 소개했다.

커미셔너 취임 후 처음 나간 프로암 대회에서 파트너가 박세리였다는 완 커미셔너는 ”그날 박세리 선수는 그린에서 만나는 모든 자원봉사자와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하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나도 그 이후로 대회에서 만나는 모든 자원봉사자와 인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세리는 알고보면 선수들에게 좋은 멘토이고 때로는 부모님처럼 따른다“면서 박세리가 선수로서만 위대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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