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열되는 자체 핵무장론 ②] 정성장 “韓 핵무장 추진하면 美ㆍ中 ‘사실상 용인’할 것”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한국이 본격적으로 독자 핵무장을 추진하고 지지 여론이 확산된다면 미국도 이를 ‘사실상 용인’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핵 포럼) 주최 세미나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추진하면 미국은 핵비확산체제 손상을 이유로 공식적으로는 강력 반대하더라도 실제적으로는 한미 관계가 현저하게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절제된 반대’로 전환하거나 ‘사실상 용인’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중국 등 주변국이 한국 핵무장에 공식 반대 입장을 내놓는 건 한국 정부가 핵무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상황에서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이 핵무장을 본격 추진하면 이들 국가들은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그들의 국익에 부합하는지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독자 핵무장에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는 등 미국 내에서 한국의 핵무장 논의가 확산된 것에 그는 주목했다.

정 실장은 미국의 용인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북한이 핵으로 미국의 본토를 위협할 필요가 사라지게 돼 미국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보다 안전해질 것이란 점을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핵확산 통제와 함께 한미동맹 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한미의 공동관리ㆍ통제하에 둘 것이란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핵무장을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미국의 용인을 받아내기 가장 좋은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 핵무장에 대해 미국 차기 행정부와 비공개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 대선 결과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및 국내여론 변화 등 대내외 상황 변화를 고려해 한국 핵무장 추진 조건을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를 견지하는 중국 역시 ‘사실상 용인’으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정 실장은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그것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못한 중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한국 핵무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 여론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결코 ‘핵 강국’이 되는 것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보다 5~1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약간의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자 핵무장은 북핵 문제를 남북 간의 문제로 다시 가져오고 남북한이 군사력 균형을 바탕으로 정치경제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