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대학들, 한국학·재미한인학 융합연구 본격 추진

한국학과
미국 대학들, 한국학과 재미한인학 공동 융합연구 추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주요대학들에서 ‘한국학’(Korean Studies)과 ‘재미한인학’(Korean American Studies)의 공동 융합연구가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한국학은 한국의 정치와 역사·문화·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재미한인학은 한국이민사를 바탕으로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와 한인사회를 조명하는 학문이다.

한국학 연구는 UCLA한국학센터와 USC 한국학연구소에서 오래전부터 한국 정부의 지원 아래 이뤄지고 있다.

신진 학문인 재미한인학은 UC리버사이드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 캘스테이트 LA 재미한인연구소에서 시작됐다.

실제로 UC리버사이드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는 제2차 대전과 한국전 참전 영웅인 김영옥 대령을 연구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세운 최초의 미주 한인촌 ‘파차파 캠프’를 발굴하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미주 한인들의 이민사를 정리한 ‘외로운 여정’ 한글·영문판을 편찬하고 미주 한인 디지털 지도도 제작할 계획이다.하지만 그동안 한국학과 재미한인학은 편의상·제도상 나뉜 양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백안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여기에는 한국 정부의 ‘한국학 편애’가 한몫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한국학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해마다 외국 주요대학들의 한국학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반면, 재미한인학은 재미한인들의 연구라는 이유로 번번이 한국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장태한 UC리버사이드대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은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재미한인학은 재미한인들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재외동포재단에 알아보라는 답변을 듣고 아예 말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더욱이 한국 정부의 한국학 지원 편중이 부작용을 낳은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UC버클리 한국학센터다.

김병곤 국제교류재단 LA사무소장은 “재단에서는 20년 전부터 UC버클리에 수백만 달러를 지원했다”면서 “하지만 학교 당국의 지원과 관심이 떨어져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제교류재단 LA 사무소가 지난 7일 LA 한인타운 옥스퍼드 팔래스 호텔에서 개최한 ‘한국학 및 재미한인학 워크숍’은 처음으로 두 학문을 소개하고 교류의 물꼬를 튼 자리였다.행사에는 UCLA 존 던컨 교수와 이남희 교수, USC 데이비드 강 교수, UC리버사이드 장태한 교수, UC샌디에이고 토드 헨리 교수, UC어바인 제임스 리 교수, 캘폴리 포모나대 메어리 유 데니코 교수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워크숍에서는 한국학·재미한인학 연구자들이 두 학문 간 공동 융합연구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 학문의 협력과 교류가 필요한 연구 분야로 한국 입양아 실태, 대한민국 독립 후 한국군에서 활약한 재미 한인들의 역사,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재미 한인 연구 등이 주로 거론됐다.

참석자들은 아시안학과 재미아시안학을 함께 가르치는 학과를 설립한 료욜라 메리몬트대를 양 학문의 협력과 교류를 이끌어가는 본보기로 꼽기도 했다.

워크숍을 주관한 김 소장은 “재미한인학은 최근 조명을 받은 신진 학문으로 한국학과의 교류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한국학 교수들도 재미한인학과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말했다.그는 “교포 1세대뿐만 아니라 1.5, 2세대를 아우르는 게 공공외교의 중요한 과제”라며 “국제교류재단은 앞으로 한국학과 재미한인학의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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