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공화국의 그늘②] ‘명문대 유학파’ A 의사의 거짓인생…모든 게 위조였다

-브로커에 50만원 주고 미국 유학경력 ‘뚝딱’

-성적증명서 학점도 위조해 종합병원 입사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내과 전문의 A(39ㆍ여) 씨는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스펙의 소유자였다. 2006년 국내 최고 명문대 의대를 졸업한 A 씨는 미국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한 후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 한국에 들어왔다.

미국에서 6년간 유학하면서 받은 각종 수료증과 자격증은 그가 한국에서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종합병원은 A 씨의 경력을 인정해 임상강사로 채용했다. 국내 내과 전문의 자격시험에도 합격하면서 A 씨는 한ㆍ미 양국에서 내과 전문의 자격증을 딴 의사가 됐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그에게 2013년 첫 위기가 닥쳤다. 평소 연구를 도우며 가깝게 지냈던 병원 대학교수 명의로 진단서를 위조한 사실이 발각된 것이다.

미리 알아낸 교수의 아이디로 병원 전자차트에 로그인한 A 씨는 임의로 자신의 진단서와 진료소견서, 의무기록을 작성하고 교수 명의로 전자서명까지 했다. 이후 가짜 진단서를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위조 사실을 들킨 A 씨는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같은 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의 기소로 일단락된 듯 했던 A 씨의 ‘기막힌 이야기’는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기간 검찰은 A 씨의 추가 범행 여부를 수사했다. 그 결과 A 씨의 ‘거짓 인생’이 통째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 A 씨가 애초 종합병원 임상강사 채용에 지원하면서 제출한 각종 서류들도 모두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대학 성적증명서에 기재된 학점을 높게 고치기로 마음 먹고 직접 수정에 나섰다. B-였던 과목을 A 로 바꾸는 식으로 40여 과목의 성적을 거짓 기재했다. 그 결과 A 씨의 졸업 석차는 166등에서 29등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A 씨가 자랑했던 미국에서의 화려한 경력들도 모두 거짓이었다. 미국 병원에서 받은 레지던트 수료증과 미국 내과위원회로부터 받은 전문의 자격증은 모두 국내 서류위조 브로커에게 단돈 50만원을 주고 받은 가짜 서류였다.

A 씨는 이렇게 위조한 성적증명서와 미국 내과 전문의 자격증을 바탕으로 종합병원에 취업하고, 국내 내과 전문의 자격시험에도 응시해 자격증을 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은 2014년 A 씨에게 사문서위조와 공무집행방해 등 총 6개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 판결로 비로소 A 씨의 거짓말에도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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