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하는 고용대란]‘고용절벽’ 기울기 갈수록 가팔라진다…경제위기가 사회위기로 전이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경기부진과 구조조정의 찬바람에 ‘고용절벽’의 기울기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완만하지만 2~3%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축소형 성장’과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경제위기가 사회위기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은 제조업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최악의 고용대란이 펼쳐지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특히 조선업 구조조정 본격화 등으로 제조업의 부진이 심화하면서 고용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조선업체들이 몰려 있는 경남지역의 경우 지난달 실업자가 1년 전에 비해 2만1000명 늘어나며 실업률이 2.3%에서 3.4%로 급등했다. 부산지역도 실업자가 최근 1년 사이에 2만4000명 늘면서 실업률이 2.6%에서 4.0%로 치솟았고, 울산지역의 실업률도 같은 기간 3.0%에서 3.5%로 올랐다.


청년층의 경우 청년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기업들의 신규고용이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년 동월대비 청년인구 감소 규모는 올 5월 5만명에서 7월 6만4000명, 9월 7만4000명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최근 1년 사이에 45.3%에서 46.9%로 늘어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고용절별 현상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워 올 겨울에 최악의 고용대란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경제의 동력인 수출과 내수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산업 및 기업 구조조정이 조선과 해운에서 철강ㆍ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이 생산량 감축이나 인수ㆍ합병(M&A)에 나설 경우 1차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와 현대자동차의 파업 등으로 한국의 주력기업들이 흔들리면서 전체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신성장산업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주력산업의 위기는 고용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국내외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이 2%대 중~후반에 머물고, 내년에는 2%대 초반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재 전개되고 있는 고용대란은 앞으로 길고 깊게 이어질 ‘고용 빙하기’의 서막일 가능성이 높다.

고용대란은 경제위기를 사회적 위기로 전이시키는 연결고리로 꼽힌다. 최근 6개월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장기실업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실업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불길한 징조다. 이는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6년 사회지표’에서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5.8점으로 35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청년니트(NEET)족 비율이 18%로 OECD 평균 15%보다 높아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경제난이 사회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고용ㆍ노동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과 경제구조 개혁이 시급한 셈이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