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술’ 이어 ‘혼놀’ 아이템도 뜬다

-자전거·캠핑·서핑 등 1인용 레저 아이템 판매 급증

홀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 청승맞아 보인다는 말이 쑥 들어간 세상이다. ‘혼밥’ 열풍에 이어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의 인기로 혼술까지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6년 2/4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경기 부진 속에서도 1인 가구 평균 소비성향은 77.6%로 지난해 74.3%보다 3.3%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혼놀족(혼자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을 겨냥한 레저 아이템의 출시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혼놀족을 위한 용품인 1인용 텐트(위쪽부터), 로드 자전거, 서핑의류 래시가드.

‘혼놀족’들의 인기 레저 아이템은 자전거다. 특히 도심에서 홀로 자전거를 즐기는 ‘혼놀족’들이 늘면서 로드 자전거의 수요가 높아졌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시장의 대세였던 산악자전거(MTB)의 수요는 줄고 로드 자전거의 수요는 늘었다. 2008년 이전에는 전체 자전거 구매자 중 산악자전거 구매자가 70.7%였으나, 2015년에는 29.7%로 4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로드 자전거는 1.8%에서 24.9%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국내 대표 자전거 업체인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도 잇따라 다양한 로드 자전거를 출시한 바 있다.

캠핑용품도 ‘혼놀족’들의 인기 아이템이다. 가을을 맞아 혼자 캠핑을 즐기는 ‘혼놀족’들이 늘어나,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도심 속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른 바 ‘캠프닉(‘캠핑(Camping)’과 ‘피크닉(Picnic)’의 합성어)’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AK플라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판매된 1인용 상품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캠핑용품 매출이 전년대비 17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 서핑도 ‘혼놀족’들의 인기 스포츠다. 한국서핑협회 조사 결과 국내 서핑인구는 지난해 대비 50% 증가한 3만명으로 집계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 피서객이 사라지고 파도가 큰 가을은 서핑 마니아 ‘혼놀족’들에게 서핑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로 꼽힌다. 이에 따라 서핑의류 및 용품 매출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래시가드의 시장 규모 확대를 주목할 만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래시가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22억원으로 뛰어 오른데 이어 올해에는 1.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전신운동인 실내 스포츠 클라이밍도 혼놀족의 눈길을 끌자, 미국 암벽화 전문 브랜드 매드락 등이 국내에 암벽화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지난 25년 사이 무려 5배나 늘어나 이젠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가구형태로 자리잡았다”며 “1인 가구는 엥겔지수가 높지 않고 소득의 많은 부분을 자기개발 및 다양한 여가활동에 투자하는 경향이 커 국내 레저·스포츠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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