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 대화가 필요해] 툭하면 사퇴 촉구, 걸핏하면 징계안…‘협박 국회’ 전락

개원후 총8건…16대국회 이래 최다
여야 막말·조롱 이유로 ‘맞징계’ 빈번
초유의 3당체제, 협치 대신 위협 남발
주도권 선점 위한 ‘힘자랑’ 분석도

최근 국회의 갈등 해결법은 대화보다 협박에 가깝다. 20대 국회 들어 국회의장ㆍ의원을 상대로 접수된 사퇴ㆍ징계안이 16대 국회 이후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당 체제로 출범해 ‘힘의 균형’을 이뤘다는 기대를 받은 20대 국회가 협치보다 힘겨루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개원 이후 135일 동안 제출된 의장ㆍ의원 대상 사퇴ㆍ징계안은 모두 8건이다. 


최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의 ‘맞불’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이 박 위원장을 겨냥해 “이적행위”, “눈이 비뚤어졌다”고 한 막말을 규탄하며 야3당이 지난 10일 징계안을 제출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튿날 박 위원장에게 이정현 대표의 단식에 대한 ‘코미디’ 조롱과 박근혜 대통령 사저 의혹 제기를 사과하라며 ‘맞제소’했다.

여야의 ‘맞징계’ 으름장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대정부질문에서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과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질의 방해와 지역구 모욕 발언으로 시비가 붙어 징계안으로 서로를 협박했다. 치열하게 다투던 두 사람은 지난달 8일 징계안을 조용히 함께 철회했다.

3건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겨냥해 새누리당이 접수했다. 지난달 초 정 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발언과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의 본회의 처리가 정치적 중립성을 벗어났다며 새누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개회사 사태는 정 의장의 유감 표명으로 일단락됐지만, 김 장관 사태 관련해선 사퇴 촉구안과 징계안은 물론 권한쟁의심판과 형사고발도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20대 국회의 협박 소동은 독보적이다. 16대부터 19대 국회 개원 후 135일 동안 의장ㆍ의원을 상대로 접수된 사퇴ㆍ징계안을 살펴보면 17대가 4건으로 가장 많고, 16대에는 한 건도 없었다. 18대, 19대도 각각 1건, 3건에 그쳤다. 20대 국회가 이전과 비교해 2~4배 많이 사퇴ㆍ징계 위협을 남발하고 있는 셈이다.

국회의원이 사퇴ㆍ징계안을 받고 사퇴하거나 윤리위에서 징계를 받은 경우는 드물어 실효성 없는 카드다. 그런데도 징계 압박이 20대 들어 빈번해진 까닭은 초유의 3당 체제가 기대처럼 협치를 이루기보다 힘겨루기를 더 팽팽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어떤 당도 과반수를 넘지 않는 정치 구도에서 막말과 모욕으로 힘을 자랑하고, 대화보다 협박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시도가 속출하는 것이다.

유은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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