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고 겹친 부산항 최대 위기…물류대란 우려에 신뢰도 추락까지

-한진해운 사태 이어 철도ㆍ화물연대 파업 수출기업 직격탄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75.8%, 환적화물의 94.2%를 처리하는 부산항이 한진해운 사태와 철도파업, 화물연대 파업, 급유선주협회 휴업 등 4중고에 빠지면서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국내 컨테이너 처리량은 총 2568만1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이중 부산항이 처리한 물동량은 1946만9000TEU, 환적화물만 비교하면 1071만9000TEU 중 1010만5000TEU를 부산항이 처리했다. 그만큼 국내 수출입 무역에서 차지하는 부산항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한진해운 사태 발생 이후 부산항은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 환적거점 2위 항만을 향한 도전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진해운 사태가 수습되기도 전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대란이 가중되면서 부산항의 국제적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이날 부산신항 운송에 나선 컨테이너 차량 2228대 가운데 130대(지연율 5.7%)의 운송이 지연됐다. 파업이 시작된 10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 3만5703TEU로, 전날(3만6139TEU)에 비해 436TEU 줄었다. 11일 오후 5시 기준 부산항 컨테이너 장치율은 67.2%로, 전날(66.8%)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평소 부산항 컨테이너 장치율은 60%대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한진해운 화물을 주로 취급하는 한진해운신항만터미널과 감만부두의 장치율이 80%를 넘어섰다. 이후 철도노조에 이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터미널에는 옮기지 못한 화물이 쌓이면서 11일 신항 한진터미널 82.5%, 감만부두 91.5%에 이르며 한계치를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는 전날 화물연대 파업 1일차 각각 80%와 83%를 보이던 장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컨테이너 터미널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라면 10월달 안으로 몇몇 컨테이너부두는 높은 장치율로 인해 하역작업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맞게 될 전망이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수출기업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미주로 수출하는 소비재의 경우,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9월부터 성수기를 맞이했지만 3주째를 맞는 철도파업과 화물연대파업이 겹쳐 컨테이너차량을 구하지 못해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자동차와 철강 등 수출비중이 높은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화물연대 파업 첫날부터 출하량이 20~30% 가량 줄어든 상황이어서 파업이 계속된다면 4분기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위기감에도 불구하고 화물연대 측이 정부와 교섭에서 진전이 없는 한 ‘무기한 파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밝혀 우려를 낳고 있다. 항만ㆍ물류업계 관계자들은 “한진해운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항에 또다시 화물연대가 명분없는 파업을 시작해 물류업계를 넘어 산업계 근간이 흔들리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번 파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이미 글로벌 해운업체에서 부산항으로 향하던 컨테이너 화물을 중국과 일본 등 대체항만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파업으로 인해 물류대란이 현실화된다면 부산항의 신뢰도 추락으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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