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美금리인상 예고… 한은 기준금리 인하 발목

넉달째 연 1.25%유지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동결키로 했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싼 정부와의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넉달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데는 국내 가계부채의 심각성과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등 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이 기준금리를 섣불리 인하하기에 녹록지 않다는 판단이 녹아있다.

이주열 한국은행총재

우선 정부의 8.25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한은이 발표한 ‘2016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에 비해 6조1000억원 증가한 68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9월 기준 2008년 통계편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동안 5조3000억원 늘어난 517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2008년 이후 9월 중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제2 금융권 대출이 늘어나 가계부채의 질 또한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금통위의 운신의 폭을 좁혔다.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 여신전문회사의 가계대출(할부 등 판매신용 제외) 규모는 51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이처럼 가계부채 및 신용위험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섣불리 금리에 손을 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정 사실화 된 것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투자자금이 고금리를 좇아 빠져나가면서 경기 흐름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와 투자, 수출, 고용 등이 총체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 또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 입장에서는 앞서 단행한 금리인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실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8% 올랐으나 국민의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4% 감소했다. 

금통위는 소비성향이 하락할 경우에는 재분배 경로를 통한 통화정책 효과가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경기부양을 위한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약발’이 예전 같지 않고, 현재 기준금리가 1.25%로 거의 저점에 도달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마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여서 ‘금리 인하’ 카드를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아껴두자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유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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