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백남기씨 부검협의 4차 제안…유족은 “헌법소원 제기”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시위’ 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혼수상태에 빠진 끝에 숨진 고(故) 백남기 씨의 부검 협의에 대해 경찰과 유족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3차 협상시한이 지난 12일 만료되면서 4차 협의 제안서를 유족에게 다시 전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유족은 여전히 부검을 전제로 한 협상에 응할 수 없다며 영장 내용 공개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1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찰이 제시한 3차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투쟁본부는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백 씨를 숨지게 한 경찰의 손에 시신을 다시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0일 백 씨의 부검에 관한 3차 협의 공문을 투쟁본부와 유족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유족의 반대로 지난 12일이었던 3차 협상시한도 결국 넘기게 됐다. 이에 경찰은 4차 협의문을 다시 발송하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13일에 4차 협의문을 유족과 투쟁본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이 다시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과 유족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경찰이 협상 시한만 바뀐 공문을 계속 보내오고 있어 내부적으로 논의할 내용도 없다”며 “협조 요청에 진실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투쟁본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경찰의 부검 영장 부분공개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투쟁본부는 “경찰이 부검 영장을 집행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하면서 유족에게는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유족의 사체처분권을 침해와 영장 발부의 과잉금지원칙 위반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다”고 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현재 헌법소원 이외에도 다양한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발부된 부검 영장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오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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