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대란에 ‘생계형 창업’ 급증…성공률 낮아 다시 ‘벼랑’ 우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고용대란으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이례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이 포화상태에 달해 경쟁이 치열한데다 경기침체로 창업성공률도 낮아 제2, 제3의 쇼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3일 통계청의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하던 자영업자가 올 8월과 9월 두달 연속 8만명 전후의 ‘이상 급증세’를 보였다. 전년동기대비 증가규모는 8월 7만9000명, 9월 8만6000명으로 증가폭도 확대됐다.


자영업자가 늘어난 시점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사상최악의 고용대란이 현실화한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자 중ㆍ장년층은 물론 청년층이 울며 겨자먹기로 ‘생계형 창업’에 뛰어든 것이다.

자영업자는 지난 2012년을 피크로 점진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특히 지난해 6월부터 올 7월까지 매월 적게는 1만명에서 많게는 18만명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8월에는 18만3000명이나 줄었고, 같은해 9~10월에도 15만명 안팎의 감소세를 보였다. 올 들어서도 3~4월에는 10만명 이상 줄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생존이 어려워지자 줄기차게 폐업에 나섰던 것이다.

이런 추세에서 변화 조짐이 나타난 것은 조선ㆍ해운을 비롯한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고용대란이 현실화한 올 여름부터였다. 자영업자 감소규모가 올 6월 2만9000명, 7월에는 1만명으로 급감하더니 8월부터는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때문에 이를 결코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경기침체와 경쟁 격화, 대기업의 상권 장악으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쏟아지는데도 대안을 찾지 못한 실직자와 청년층이 재산을 털고 부채를 안은 채 새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영업의 창업성공률은 20%도 되지 못한다. 국세청 집계를 보면 2005~2014년 사이 개인사업자 창업이 968만개, 폐업이 799만개로 성공률이 17.4%에 불과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내수가 얼어붙은 것을 감안하면 성공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가계부채가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에서 추가로 돈을 빌려 창업에 나서지만 통계적으로 80% 이상이 실패해 자영업 증가의 후유증이 커질 수 있다. 올 9월 현재 567만9000명에 달한 자영업자들이 ‘불나방’이 되지 않도록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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