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타고 로봇VR…빌딩서 뛰어내릴 땐 심장 내려앉는듯”

SKB ‘로봇배틀’·CJ ‘VR 라이드’ 등

체험고객 놀라움에 여기저기 환호성

구름관람객 눈길잡은 ‘로봇VR’ 체험존

높이 10m 넘는 거대 로봇팔에 탑승

영상속 상황따라 역동적 재미 더해

짜릿함·즐거움 만끽한 가상현실축제

우리나라 가상현실(VR) 기술의 현 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난 주말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정교해진 VR 콘텐츠와 관람객들의 호응을 보면서, VR 콘텐츠를 일회성 행사가 아닌 아닌 일상 공간에서 만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지난 9일 찾은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6’ 현장은 초겨울 같은 날씨에도 관람객들로 붐볐다. 오큘러스와 소니의 VR 헤드셋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는 예상 대기시간이 30분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 기업들의 VR 기술력이 녹아든 체험 공간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SK브로드밴드는 VR 슈팅 게임인 ‘로봇배틀’을, KT는 자이로드롭과 스키점프를 가상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와 시뮬레이터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기어VR’을 쓴 채 통해 카약, 산악자전거 등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겼다.

CJ 4D플렉스는 VR 콘텐츠를 4D로 즐길 수 있는 VR 모션 체어, 놀이기구 형식의 ‘VR 라이드’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부스 여기저기서 관람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전시장 초입에 자리한 ‘로봇VR’ 체험존이었다. 상화기획이 개발한 로봇VR은 로봇 팔에 탑승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구다.

로봇 팔 모양의 기구가 영상 속 상황에 맞게 위 아래로 움직이거나 빙글빙글 돌면서 탑승자의 몰입도를 더했다. VR 콘텐츠를 보며 실제로 걷거나 뛰어내리는 상황과 비슷하게 속도감과 중력을 느끼도록 고안했다는 게 상화기획 의 설명이다.

10m가 넘는 거대한 로봇 팔이 사람을 태운 채 움직이는 모습은 관람객들을 멈춰 세우기에 충분했다. 관람객이 워낙 많이 몰리다보니, 이날 체험 신청은 오전 중에 이미 마감된 상황이었다.

일찌감치 예약해 로봇VR을 탑승했다는 김수형(32)씨는 “VR 체험은 처음인데 기구가 같이 움직이다보니 생각보다 실감나서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 이찬규(25) 씨는 “영상에서 로봇이 아래로 떨어질 때 진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미사일이 날아올 때 피하는 로봇의 모션이 조금 더 빨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도 로봇VR을 체험해 봤다. 설레는 마음으로 좌석에 앉아 안전 장치를 착용하고, VR 헤드셋을 쓴 채 영상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이윽고 로봇을 조종하는 1인칭 시점으로, 도시 이곳저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의 영상이 눈 앞에 펼쳐졌다. 기지에서 출격한 로봇이 빌딩 아래로 뛰어내릴 때는 영상 속 상황과 기구의 움직임이 맞아 떨어져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콘텐츠의 질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로봇 팔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체험의 즐거움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2분여 길이의 짧은 영상이 아쉽기만 했다.

상화기획은 현재 로봇VR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빠르면 연내 대형 쇼핑몰 등에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상화기획 관계자는 “로봇 자체는 산업용 라인에서 쓰이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VR 콘텐츠와 싱크를 맞추는 소프트웨어 등을 넣으면서 새롭게 거듭난 것으로 그런 기술력이 바로 노하우”라고 강조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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