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알바생, 현금인출 지시받자 신고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보이스피싱 일당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보이스피싱 사기금 수천만원을 인출하려다가 아르바이트생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김모(21) 씨와 이모(20) 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이달 6일 오전 피해자 정모(24) 씨 등 2명에게 전화를 걸어 “명의가 도용됐으니 지정된 계좌로 현금을 송금해라”,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니 우선 돈을 보내라”고 속여 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 씨 등은 단순 심부름을 한다고 속여 구직사이트에서 고용한 아르바이트생 이모(28) 씨에게 돈을 찾아오도록 지시했지만, 이 씨가 보이스피싱 사기를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취업 사이트에서 고용한 이 씨의 통장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3000만원을 받은 뒤 이 씨에게 “온라인 화폐 비트코인 구매대행업체와의 거래에서 회사자금이 입금되니 인출하라”고 지시했다.

이 씨는 자신의 통장 계좌로 바로 수천만원이 입금된 점과 취직을 했음에도 전화통화로만 이야기하는 점을 보고 보이스피싱 사기를 의심했다.

이 씨는 회사자금을 찾아오라는 지시에 불응하고 연락을 회피했지만 보이스피싱범은 오히려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자금을 횡령했으니 영등포경찰서에 신고했다”고 협박했다.

이후 영등포경찰서 수사관을 사칭한 다른 일당이 전화를 걸어 “신고를 받고 전화했다. 지금 바로 영등포구청 앞에서 수사관 2명을 만나라”고 말했다.

잠시 뒤 다시 전화를 걸어 “지금 바빠서 현장에 나갈 수 없으니 찾은 현금을 영등포역 물품보관함에 넣어두라”고 지시했다.

6일 오후 이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가짜 돈뭉치를 물품보관함에 넣어두고 1시간 가량 잠복수사를 해 가짜 돈뭉치를 가져가는 김 씨 등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 씨는 자신의 계좌로 들어온 피해금 3000만원을 경찰과 협의해 피해자 2명에게 돌려줄 예정이며, 경찰은 14일 이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범들이 최근 대포통장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구직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돈을 인출하도록 하고 있다”며 “자신의 통장 계좌를 타인이 이용하려 한다면 일단 의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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