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날개 단 LG화학 바이오분야로 영역 넓힌다

흡수합병 주주동의 얻는데 성공

LG화학이 LG생명과학 흡수 합병계획에 대한 주주동의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에 이어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며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주 의견 접수 시한인 12일 자정까지 LG화학의 LG생명과학 소규모 흡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국내외를 통틀어 전체 지분의 20% 미만이었다. 소규모 흡수 합병의 경우 주주총회 승인 없이 이사회결의만으로 가능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지분이 20% 이상일 경우 주주총회를 소집해 재의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혹시라도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합병계획이 무산되는 일이 생길까봐, 주주 의견 접수 시한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특히 합병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달 12일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의 행보에 주목했다. 일부 외국인투자자들이 “바이오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회사의 단기 성과(실적)가 줄어들 수 있다”며 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던 까닭이다.

이에 LG화학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하는 것이 중장기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점을 설득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호영 사장은 최근 1개월 간 수차례에 걸쳐 싱가포르, 홍콩의 해외기관투자가들을 직접 찾아가,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설명하면서 LG생명과학 흡수합병 방침에 대한 주주들의 동의를 구했다.

LG화학은 ‘바이오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회사의 단기성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2020년까지는 기존대로 바이오부문에 매년 1000억원씩 투자하고, 이 부문 이익이 가시화하는 시점인 2021년부터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우려가 지나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생명과학이 매출의 18% 가량을 신약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도 이익을 낼 수 있을만치 수익력이 많이 개선됐다는 점, 미래 성장산업인 바이오 부문으로의 영역확대가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 구축에 긴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간 LG생명과학의 신약개발 성과를 소개한 뒤, 이 회사를 흡수하는 것이 시장규모와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레드바이오(의약ㆍ제약분야) 분야로의 사업을 확장하는데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에 소규모 합병에 대한 주주동의를 얻는데 성공함으로써 애초 계획대로 2025년 매출 5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 5 화학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오는 11월 28일 각각 합병승인 이사회(LG화학)와 합병승인 주주총회(LG생명과학)를 거쳐 내년 1월1일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양사의 합병비율은 보통주의 경우 1대 0.2606772, 우선주는 각각 1 대 0.2534945 이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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