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新요금폭탄 ①] 무서운 소액결제…6만원이 21만원으로 불어난 사연

-간편하게 결제했다가 다음달 요금 폭탄에 낭패

-사실상 ‘신용카드’ 기능…여러가지 논란 뒤따라

-경제적 빈곤층도 쉽게 이용…범죄에 악용되기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간편한 결제 방법으로 ‘휴대폰 소액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후불제의 특성상 과도한 통신요금을 유발할 수 있고, 복잡하지 않은 결제 절차로 금융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커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폰 소액결제 시스템은 지난 2000년 처음 도입된 이후 온·오프라인 상품거래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따로 카드ㆍ통장 등을 발급 받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해 간편한 결제방법으로 많은 이들에게 각광받았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자지급 결제대행’ 건수는 458만2900건으로 1분기에 비해 14.9% 상승했다. 금액 또한 2294억6490만원으로 전기대비 5.9%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휴대폰을 통한 간편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전자지급결제대행을 중심으로 전자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적이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자지급 결제대행’ 건수는 458만2900건으로 1분기에 비해 14.9% 상승했다. 금액 또한 2294억6490만원으로 전기대비 5.9% 증가했다. ‘소액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결제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제공=한국은행]

하지만 시스템 특성상 소액결제 서비스는 자칫 과도한 통신요금을 유발할 수 있다. 결제 금액이 다음 달 휴대폰 요금에 합산돼 청구돼 사실상 신용 카드와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김성민(28) 씨도 현재 기본요금 6만9000원의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 달 청구서엔 21만2000원의 요금이 나왔다. 차후 상세 명세서를 확인하니 음악스트리밍서비스, VOD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 요금과 온라인 사이트에서 서류를 발급하거나 티켓을 예매할 때의 수수료 등이 대부분이었다. 김 씨는 “막상 소액으로 결제할 땐 몰랐는데 금액이 모이니 정말 큰 돈”이라며 “결제할 때 따로 돈이 나가거나 하는 게 보이지 않아서 아무 생각없이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비용이 부과될 수 있지만 소액결제 시스템 사용엔 특별한 제재가 없다. 간단한 본인인증 등을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 청소년 등 신용도가 낮은 사람이 이용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종종 금융범죄에 소액결제 시스템이 이용되기도 한다.

경찰은 지난 8월 입시상담과 유학상담을 가장해 스마트폰 결제가 가능한 앱을 제작, 상담료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로 보습학원 원장 심모(38) 씨 등 3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콘텐츠 결제가 가능한 앱을 제작해 ‘앱 마켓’에 등록한 후, 실제로 상담을 받지 않아도 50%의 현금을 다시 입금해주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에게 콘텐츠를 결제하게 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일당은 17억원 원의 허위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대학생 등 비교적 젊은 연령대로, 정상적인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경제적 빈곤층이었다.

간단한 결제 방법으로 금융범죄에 소액결제 시스템이 악용되기도 한다. 보습학원 원장인 김 씨 일당은 입시 상담이나 유학 상담을 가장한 앱을 만들어 앱 마켓에 등록한 후 이를 이용해 실제 상담이 필요없는 이들로부터 상담료 명목으로 17억원을 챙겼다.      [사진제공=서울 성북경찰서]

전문가들은 휴대폰 소액결제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소액결제의 경우 소비자의 소비 능력 등에 대한 특별한 인증절차 없이 손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차후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관련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지만 명확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간사는 “소비자에게 결제에 대한 의사를 더욱 분명하게 묻는 절차상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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