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포의 비극’ 책임 서로 미루지만…러시아-서방연합 ‘도긴개긴’

러 폭격의한 민간인 사망 더 많아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에서 연일 폭격으로 인한 비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방국가들과 러시아가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며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테러리스트를 겨냥했을 뿐이라며 민간인 살상을 부인하고 있지만, 분쟁 감시 단체들에 따르면 러시아 측에 의한 사망자 수는 서방연합군 측에 의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분쟁 감시 및 인권 단체들의 조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비영리 분쟁 감시 단체 ‘에어워즈(Airwars)’에 따르면 서방 연합군은 지난 26개월 동안 폭격 등을 통해 900여명의 민간인을 살해했지만, 러시아는 시리아 분쟁에 뛰어든 지 1년여만에 최소 36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이 단체의 이사인 크리스 우즈는 러시아에 의한 살해율이 연합군의 8배에 달한다며 “연합군은 무척 많은 민간인을 죽였지만 그러한 죽음을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반면에 러시아는 고의적으로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인권침해증거수집센터’(Violations Documentation Centre)에 따르면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14만7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는데,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 및 관련 군사조직에 의한 사망자가 9만2000명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 군대에 의한 사망자가 3412명에 달했다. 반면 연합군에 의한 사망자는 768명에 불과했다.

현지 인권단체 ‘인권을 위한 시리아 네트워크’의 조사로는 지난해 12월말까지를 기준으로 시리아 정부군에 의한 사망자가 18만7000명, 러시아군에 의한 사망자 2585명, 연합군에 의한 사망자 627명이다.

한편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오는 15일 스위스 로잔에서 만나 시리아 사태를 논의한다고 12일 러시아 외교부가 밝혔다. 미ㆍ러 외교수장이 만나는 것은 지난 3일 미국이 러시아와의 시리아 정전 협상 중단을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이어 16일에는 런던에서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두 번째 국제회의가 개최된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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