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정치지형마저 바꿨다…공화당 텃밭 속속 민주당으로

여성비하 등 논란에 표심 이동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및 2차 TV토론 막말 파문이 대통령 자질논란으로 비화하면서 미국 대선 지형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트럼프의 음담패설 이후 공화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던 주(州)들이 경합주로 바뀌고, 오히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곳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공화당 집토끼들마저 무너지면서 백악관은 커녕, 상ㆍ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의 참패가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공화당의 텃밭에서 경합주로 바뀐 노스캐롤라이나 주, 조지아 주, 애리조나 주, 버지니아 주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를 2%~9%포인트 격차로 앞질렀다. ‘Y2 애널리틱’의 여론조사(10월 10∼11일ㆍ500명)에 따르면 공화당의 대표적인 집토끼이자 ‘아성’이라 불리는 유타 주마저도 트럼프와 힐러리가 각각 26%의 지지율을 기록해 경합주로 등극했다. 음담패설 영상 직후 지지를 철회한 것도 이 경합주들을 중심으로 나왔다. 애리조나 주에서는 제프리 플레이크과 맥케인 상원의원이 지지를 철회했고, 공화당의 집토끼 유타의 경우 주지사를 비롯 상ㆍ하원의원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지지를 철회했다.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오하이오 주와 플로리다 주에서도 공화당은 열세를 보이고 있다. 볼드윈대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오하이오 주에서 트럼프를 9%포인트 격차로 앞질렀다. 플로리다 오피니언 새비(Opinion Savy)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는 트럼프를 3%포인트 격차로 우위에 섰다. 정치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잇’(538)은 트럼프가 2차 TV토론 이후 플로리다에서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역대 대선에서 초경합지로 분류됐던 펜실베이니아도 민주당 성향의 지역으로 변모했다. 트럼프의 세금회피 의혹과 여성비하 발언 등이 문제가 돼 펜실베이니아에서 힐러리는 트럼프에 약 10%포인트 앞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담패설 파문 이후 미국 전역의 여성 유권자들도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공화당 내부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공화당 내 여성 상원의원 6명 중 4명도 트럼프의 발언을 비판하고 지지를 철회했다. 뎁 피셔 (네브래스카)상원의원은 다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지만 나머지 의원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하원에서는 32%의 여성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지지를 철회했다. 정치분석매체 538은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확률이 55.7%라고 분석했다.

리얼폴리틱스는 현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상원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46석을 확보할 수 있고 8석을 놓고 다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민주당은 44석을 안전확보한 반면, 공화당은 42석에 그쳤다. 공화당이 대선뿐만 아니라 상원 선거에서도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서 54석, 민주당은 44석, 무소속이 2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의 성적은 부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조사를 고려하면 공화당이 하원 선거에서 29석 이상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서도 공화당은 현 의석인 247석보다 적은 23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연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