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10억원 아끼려 원전 ‘테러사각지대’에 TOD 대신 CCTV?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원전1호기 내 테러 사각지대에 ‘고성능 열영상 감시카메라(TOD)’ 대신 성능이 확연히 떨어지는 ‘열영상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고리원전1호기 상업개시(1978년) 33년만인 지난 2010년에야 테러 사각지대를 발견, “TOD를 도입해 감시하겠다”고 한 바 있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010년 5월 천안함 피폭사건 등에 따른 대(對)테러 대비테세 강화의 일환으로 국내 원전시설 실태 파악을 실시한 결과 국내 원전 4곳의 2지대 방호시설이 테러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수원은 이에 따라 2010년 10월 11일 총 12억원을 들여 TOD를 도입하겠다고 결정했지만, 2011년 8월 1일에서야 TOD 구매 입찰공고문을 올렸다. “2011년도 예산배정 즉시 시행할 것”이라던 당초 계획보다 약 1년이나 지체된 것이다.


문제는 입찰 공고 이후 6여 년이 지난 2016년 8월 현재까지도 테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TOD가 설치되지 않아다는 점이다. 한수원은 당시 하루 만에 TOD 입찰공고를 내렸고, 1개월 만인 2011년 9월 8일 ‘시설 방호 장비 구매 관련 현안 회의’를 열어 TOD 입찰공고 취소 결정을 이례적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TOD 입찰공고 취소 이유로 ▷TOD 도입 관련 부정적인 언론보도 등 민원의 우려가 있음 ▷군부대에서 원전 방호 강화를 위해 병력 및 장비를 추가 배치하는 등 방호능력이 증강됨을 들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한수원이 TOD 도입을 결정하게 된 것은 군부대가 관리하는 원전 해안가의 방호 문제가 아니라 원전 내 제2지대 부근의 테러 사각지대 감시를 위해서 엿다”며 “해안가 제1지대 방호를 책임지는 군부대 병력 및 장비 추가 배치와 한수원의 TOD 도입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TOD 도입 논의 과정에서 원전 인근 군부대인 해병대 실사 1회, 2차례의 합동 토의 등을 거쳤기에 군부대 병력 및 장비 추가로 인한 취소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한수원은 TOD 도입 취소와 동시에 열영상 CCTV 구매 사업을 추진했고, 약 2개월 만인 2011년 11월 3일부터 현재까지 총 13대의 열영상 CCTV(1억1767만 6000원)를 구매했다. 열영상 CCTV는 TOD와 달리 외부 침입자와의 거리측정이 불가능하다. 국방부는 “TOD가 열영상 CCTV 비해 성능이 월등하며, TOD는 거리측정이 가능한 반면 열영상 CCTV는 거리측정이 불가하다”고도 했다.

한편, 한수원은 TOD의 영열상 CCTV로 대체 이유를 “TOD는 군사작전용으로 전방 직가시거리 보장 지역이나, 해안과 강안의 수제 선상에 운용 시 효과적인 장비이며, 산악지역이나 마을이 인접한 지역에서의 운용은 제한점이 많다”고 했지만, 이 역시 허위 답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TOD를 군에서 설치ㆍ운용하는데 제한지역은 없고, TOD는 전방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산악지역과 해안지역 등에 설치하여 운영 중”이라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한수원은 통합방위법 제21조(국가 중요시설의 경비ㆍ보안 및 방호)에 따라 국가 1급 보안시설인 원전 방호에 대한 책무를 다하도록 돼 있다”며 “원전 내 제2지대의 테러 사각지대 존재를 인지한 201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방호를 위한 최적의 감시 설비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한수원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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