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헌재 국감] 야당 의원들 헌재 ‘늑장 심리’ 비판

-야당 의원들 “헌재 늑장 심리로 청구인 권리 규제 기회 박탈되고 있다” 주장에

-헌재측 “여러가지 측면 고려하며 심리하다보니 청구인 사망하는 경우 있어” 답변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12일 헌법재판소를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헌재의 ‘늑장 심리’로 청구인의 권리 구제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원들은 헌재가 고 백남기 씨의 유족들이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과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사건에 대해 빠른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올해만 해도 청구인이 사망해서 심판 종결된 사건이 2건이다”며 “개인으로서 구제기회가 상실되는 등 문제가 있어 헌재가 신속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국정원의 ‘패킷감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예로 들며 “이 사건의 경우 개인적 권리구제 가능성을 떠나서도 판단 필요가 있어 예외적으로 결론 내려야하는 경우”라며 “5년 간 심리해 사건의 성숙도가 높아졌을 텐데 소송종료는 대단히 유감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헌재 측은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하며 심리하다 보니 청구인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패킷 감청 사건의 경우 재판부에서 심판을 다시 할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 사건의 경우 거의 유사한 사건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됐기 때문에 판단을 다시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헌재는 “백남기 농민이 사망했지만 유족이 낸 헌법소원 심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이 “앞서 ‘국정원 패킷 감청’과 마찬가지로 백남기 씨 사건도 소송이 종료되느냐”고 질문하자, 헌재 사무처장은 “청구인이 사망했을 때에는 소송종료선언을 하지만, 백남기 농민의 경우 처와 자식이 청구인이라 관계없다”고 답했다.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헌법재판소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헌법재판소 개소 이래 심판절차 종료 선언을 한 사건은 모두 13건으로 이 중 9건은 청구인이 사망해 심판 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헌재는 전직 교사 고(故) 김형근 씨가 “국정원의 ‘패킷감청’이 헌법상 보장된 통신의 자유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다”며 통신비밀보호법 해당조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에 대해 심판을 종결했다. 헌재는 5년 간 사건을 심리하던 중 김 씨가 지병으로 숨지자 “김 씨가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기본권은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승계되거나 상속될 수 없다”며 심판을 종료했다.

앞서 국정원은 전교조 소속 도덕 교사 김형근 씨가 지난 2008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내용’을 묻는 문제를 학교 시험에 출제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당시 국정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신제한조치 허가서(감청영장)을 받아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김 씨에 대한 ‘패킷 감청’을 실시했다. 패킷 감청이란 인터넷 회선에 접근한 뒤 그 내용을 가로채는 것으로 인터넷 검색과 메신저 대화 등 모든 것을 감시하는 방식이다. 이에 김 씨는 지난 2011년 3월 패킷 감청이 대상과 시기 등을 특정하지 않아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되고 헌법 상 보장된 통신의 자유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다며 통신비밀보호법 해당 조항(제 2조 7호, 제5조 2항, 제6조)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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