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리 정수의 소인수분해…슈퍼컴은 1년·양자컴은 30분

정부 내년 ‘양자암호통신’80억투자

300자리 정수를 소인수 분해하는 데 슈퍼컴퓨터로는 1년이 걸리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30분이면 해결한다.

양자(量子, Quantum) 고유의 특성인 중첩성과 얽힘 상태를 이용해 초고속 병렬 연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캐나다의 D-웨이브 시스템사가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면서 세계 각국이 양자컴퓨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양자컴퓨팅을 필두로 양자소자(센서), 양자암호기술 등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정보통신기술이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북한도 지난 2월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자정보통신은 빛 알갱이 등 양자를 복제할 수 없는 특성, 1과 0의 정보를 동시에 갖는 양자 특성 등 양자물리학적 특성을 정보통신분야에 적용해 보안, 초고속 연산 등 기존 정보통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다.

양자는 더 이상 작게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단위를 가지는 입자로 양자의 종류에는 광자(光子, Photon), 전자(電子, Electron), 원자(原子, Atom) 등이 있다. 이런 양자의 특성은 ▷복제불가▷두 개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중첩성 ▷양자 상호간 특수한 관계 등으로 규정된다.

양자정보통신의 사용 범위는 양자역학적 상태를 이용한 양자암호통신(보안), 양자응용계측(초정밀계측), 양자컴퓨팅(연산) 및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소자ㆍ부품기술, 양자의 특성(중첩성)을 이용해 송ㆍ수신자간 원거리통신 시 비밀키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는 암호통신기술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13일 시장조사기관인 마켓 리서치 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0년 6조4000억원, 2025년 26조9000억원으로 연평균 22.5%의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양자암호통신, 양자컴퓨터 및 양자응용계측 등의 기술개발용 장비ㆍ설비 중심으로 성장을 한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앞으로는 국방 및 행정망, 보안시장 등을 중심으로 상용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2020년 이후에는 양자암호통신 분야 뿐만 아니라 전자기센서, 중력센서, 초정밀 이미징센서 등 정밀 제어계측 영역으로 시장이 급속하게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 중국 양자통신시장 규모는 210억위안(약 3조5765억원)으로 예측된다.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현재까지 기술개발 및 테스트 베드 구축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규모를 토대로 한 추정 결과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0년 이후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707억원, 2025년 1조4000억원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시장 규모는 글로벌 시장의 1% 수준인 380억원 규모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2017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가 진행돼 행정, 국방, 금융, 통신 등 주요 정보통신 인프라 보호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 응용계측과 양자 컴퓨팅 분야는 기초연구단계에서 개발성과가 가시화되는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양자암호 네트워킹 핵심기술개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요소기술 개발 ▷새로운 양자암호통신 프로토콜 개발 등에 306억원(정부 185억원 포함)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ㆍ무선의 해킹 위험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물리망에서 발생하는 도청, 해킹을 예방하기 위해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암호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2월부터 분당∼수서 국사간(43km) 와이파이 사내망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총 5개 구간에서 양자암호시험망을 가동 중인 SK텔레콤은 향후 분당∼대전(약 200km)을 연결하는 장거리 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6월부터 세계 최초로 상용 LTE망 유선구간(세종행정타운)에 양자암호통신기술을 적용, 10월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양자암호통신과 인력양성, 표준화 등에 8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내년도 예비 타당성 심사가 끝나면 양자컴퓨팅 등 선진국과 격차가 큰 분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게 미래부의 계획이다.

최상현 기자/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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