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사외이사 민간보다 3배 이상 많지만, 전문성 없어…한국상하수도협회엔 사외이사만 무려 53명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공공기관의 경우 평균 사외이사 수가 민간기업의 3배 이상에 이르고, 전문성이 없거나 직무관련성이 없는 자가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4일 국내 기업의 사외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민간기업의 사외이사가 평균 2.36명인데 반해 공공기관 사외이사는 평균 8.5명으로, 민간기업 사외이사 수의 3배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기관의 경우 민간기업과는 달리 사외이사 인선기준이 허술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에 따르면 민간기업의 경우, 사외이사 규모와 자격요건을 상법(제 542조의 8)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엄격하고 구체적인 사외이사 선임 결격사유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공공기관은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으로 단 2개의 자격요건 제시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자격요건도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 을 갖춘 자를 적시해 모호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공기관의 사외이사 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최대 15명까지 두도록 하고 있지만, 예외조항을 두면서 15명 이상인 곳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상하수도협회의 경우 무려 53명이 사외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사외이사 30명), 한국저작권위원회(24명), 대한장애인체육회(22명), 대한체육회(20명), (재)한식재단(18명), 경제인문사회연구회(16명), 동북아역사재단(16명) 등도 15명 이상 사외이사 수를 두고 있다.

사외이사 수는 공기업이 평균 6.3명, 준정부기관이 평균 7.7명이고, 기타 공공기관이 평균 9.3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 명이 여러 공공기관의 사외이사로 중복 재임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모 인사는 무려 6개 공공기관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었다. 3개 이상 기관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사람도 15명에 달했다.

이는 민간기업의 경우 1명이 최대 2개 기업의 사외이사직을 맡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공공기관의 경우 이러한 중복 재임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313명에 달하는 사외이사의 경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직무관련성 없이도 사외이사를 맡는 자가 196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사외이사 중 절반 이상이 직무관련성이 없는 기관이 19곳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전체 사외이사(188명) 중 63명(33.51%)이 직무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0명 중 3명은 전문성 없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셈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외환위기 이후 이사회의 독립성과 역할강화를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제도가 최근 일부 부실기업의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외이사 인선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특히 “공공기관 사외이사에 대한 낙하산 논란의 재연을 막으려면 공공기관의 사외이사 인선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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