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은 화장실도, 버스도 따로 써라?…伊 난민차별 논란 가열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난민의 최대 관문으로 떠오른 이탈리아에서 난민 차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13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사보나 인근의 도시 칼리차노의 시장은 최근 이 지역 버스 회사 대표, 난민 40명을 수용하고 있는 호텔의 대표 등과 만나 난민들이 학생이나 지역 통근자들이 이용하는 버스를 타지 말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피에르안젤로 올리비에로 시장은 “버스에는 자리가 48석밖에 없는데 학생들은 새벽 버스를 타야 학교에 늦지 않는다”며 “호텔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은 이 시간에 다른 버스나 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 사회에서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집권 민주당의 리구리아 주 대표인 라파엘라 파이타는 “올리비에로 시장의 조치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20세기 초반 미국에서의 흑백 차별 조치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을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난민문제는) 단지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만으로는 풀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리비에로 시장은 이에 대해 “난민들이 버스를 타지 못하도록 전면적인 금지령을 내린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통근자들이 타는 혼잡한 버스를 이용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 뿐”이라며 “이는 단지 상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지방자치단체협의회(ANCI)도 인구 1500명에 불구한 칼리차노는 40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모범 도시라고 지적하며 올리비에로 시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ANCI 관계자는 “칼리차노는 당초 24명의 난민만 수용하기로 돼있었으나, 할당분보다 훨씬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였다”며 “시장의 이번 조치는 인종 차별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터키가 지난 3월 맺은 난민협정에 따라 올해 들어 난민의 최대 관문으로 떠오른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일과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사르데냐의 한 초등학교가 전염병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난민 어린이 2명이 현지 어린이들과 별도의 화장실을 쓰도록 한 사실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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