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자道 수지타산 맞추기’에 10여년간 혈세 3조, 앞으로도 최대 4조 추가투입 전망

"국토부, 엉터리 수요예측 한 컨설팅 업체 ‘유신’과 엉터리 검증 한 ‘국토연구원’에 왜 책임 안 묻나"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인천공항고속도로 등 8개 민자도로의 ‘최소운영수입(MRG)’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약 3조원에 달하는 혈세가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민자도로는 운영부담을 이유로 한국도로공사의 재정 고속도로보다 통행요금을 최대 2배 이상 많이 받고 있다. 사업 초기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인해 국민 부담이 이중으로 가중된 셈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다수의 ‘부실 수요예측’을 진행한 ‘유신’이라는 컨설팅 업체에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11개 민자도로 중 인천공항고속도로 등 총 8개 사업에 MRG 보장을 위해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 당초 MRG 약정이 적용된 민자도로는 총 9개였으나 ‘서수원-평택간 민자고속도로’의 MRG가 지난 2014년 10월 폐지되면서 숫자가 줄었다. MRG 보장 약정은 당초 예측보다 민자사업의 수익이 낮을 경우 적자분을 공공기관이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제도다. 1998년 김대중 정부 당시 민자사업 활성화를 이유로 도입됐다.

대표적인 예로 인천공항고속도로에는 2002년 1063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982억원까지 총 1조2854억원의 혈세가 지원됐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통행요금은 현재 6600원(연장 40.2㎞)에 달한다. 도로공사의 재정 고속도로보다 2.2배 비싸다.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 역시 2008년부터 MRG를 지급하기 시작해 지난해 848억원을 물어주는 등 7년간 5459억원을 MRG로 지급했다.


문제는 이처럼 비정상적인 ‘수지타산 맞추기’가 유신이라는 컨설팅 업체의 부실한 수요예측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유신은 2002년 당시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수요예측을 진행하면서 “하루 통행량이 12만1496대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그러나 같은 해 실제 통행량은 예상치의 45%에 불과한 5만 4244대였다. 이후 2014년까지 인천공항고속도로의 통행량은 매년 예측대비 40~50%대 수준에 머물다가 지난해에야 예측(1일 10만 8620대) 대비 61.4%(1일 6만 6713대)를 채웠다. 유신은 2008년에도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량이 하루 5만 8502대에 이를 것”이라고 했었지만, 실제 통행량은 예측 대비 50%에 머물렀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부실 수요예측을 시행한 유신과 그 결과를 검증한 국토연구원에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도 민자도로의 MRG에는 약 3~4조원의 추가비용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별로 4~22년의 MRG 보장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부산-울산 고속도로’는 MRG 보장기간이 2038년에 이른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서수원-평택간 민자고속도로의 예시처럼 국토부가 추가 민자도로에 대해서도 MRG 폐지 노력을 해야 한다”며 “중대한 사정변경이 생겼을 경우에는 계약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민법에 정해져 있다. 국민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유신은 1966년 설립된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다. 설립 직후인 1967년 경부고속도로의 설계 담당한 데 이어 1980년대에는 경부고속철도의 설계 및 공사감리 업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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