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남자랑 눈맞아 도주할까 두렵다”…스마트폰으로 본 인도의 ‘성차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스마트폰 하나로 딸이 어떤 남자랑 눈맞아 도주할까봐 두렵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이유로 자신의 딸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인도인 남성 발비르 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012년 인도 비하르 주 슨데바리 주의 마을 의회는 여성의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이 소녀들을 “망칠 수 있다”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처럼 성차별이 만연한 국가에서는 스마트폰 보급률에 있어서도 엄청난 성 격차(Gender Gap)가 나타난다. 세계이동통신사업협회(GSMA)는 이날 스마트폰 보급률과 성 격차 현황 보고서를 통해 인도 여성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인도 남성의 절반 가량밖에 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남성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43%인 반면, 인도 여성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8%에 그쳤다. 숫자로 따지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남성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여성보다 약 1억 1400만 명 많은 것이다. GSMA는 보고서를 통해 “전체 성별 스마트폰 보급격차(2억 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인터넷 및 이동통신협회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아는 인도 여성은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한다. 지난 2014년 통계에서는 9%의 인도 여성이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하거나 이메일을 사용할 줄 안다고 응답했다. 인도 남성의 경우 16%가 인터넷을 통해 검색 및 이메일 사용을 할 줄 안다고 응답했다.

인도의 중소도시의 경우, 여성의 스마트폰 사용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우타르프라데스 주의 바그팍 지구는 18세 이하 소녀들의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며 “핸드폰은 여자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자유를 주고 (아이들이) 전통에 따르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발비르 씨도 WSJ에 “여자애가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냐”라면서 “얌전한 숙녀가 아니라고 욕을 얻어먹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학자들은 디지털 성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도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2014년 기준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인도 여성의 비중은 27%로, 지난 2004년 국제노동기구(WLO)가 발표한 수치(36%)보다 9%포인트 하락했다.

인도민주여성연합(AIDWA)은 여성의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는 마을의회들의 조치가 “여성의 근대화, 교육, 그리고 취업을 배격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성의 합법적인 스마트폰 사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마이크로맥스 인포매틱스 등 인도의 핸드폰 업체들은 핸드폰에 호신기능을 강화해 ‘핸드폰이 여성을 선동할 수 있다’라는 인식을 없애고 오히려 여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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