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토리] 착해진(?) 엘리엇…삼성에 보낸 편지 보면 ‘살벌’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갤럭시노트7 단종에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에 대해 ‘믿는다’는 반응을 내놨다.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한 제안도 삼성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사납게 반대했던 엘리엇이 착해진 것일까?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보낸 제안 원문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삼성에 대한 엘리엇의 기세는 여전히 꽤 살벌하다.

엘리엇은 편지에서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방식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냈다.


우선 순환출자로 이뤄진 지배구조에 대해 ‘불필요하게 복잡(unnececessarily complex)’하고 꼬집었다. 또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예측이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높인다고도 지적했다.

투자와 위험에 대한 대비로서의 현금보유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미래투자를위한 저축수준을 넘어서는 현금보유로 자본이 비대해져 자본수익률(ROE), 배당수익률, 배당성향 등이 모두 낮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자본 상황을 ‘심각한 비대(significantly overcapitalized)’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프리젠테이션(PT) 파일에서는 IT부문 글로벌 경쟁사와 각종 경영 및 주주정책 관련 숫자를 하나하나 비교했다. 삼성전자의 비대한 자본과 부족한 주주정책이 주가부진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히 강력하다. 엘리엇은 발행주식의 12.78%에 달하는 자사주가 자본효율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인적분할로 의결권을 되살릴 게 아니라면 아예 소각해 자본효율을 높이라고 압박했다.

현재 이사회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이사진 구성은 국제감각도, 경험도, 성적다양성 등에서 모두 글로벌 경쟁업체에 한참 못미친다고 따졌다. 엘리엇은 주주들을 대표할 수 있고, 국제적인 경영감각을 가진 독립사외이사 3명을 선임하자고 제안했다.

맥쿼리, 모건스탠리, 씨티, 바클레이스, 제이피모건,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치방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삼성에 대한 최근 조언들도 소개했다. 최근 IB들의 보고서에서 자신들의 제안과 일치하는 내용들을 골라낸 것이다. 삼성전자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가진 외국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IB들이 자신들과 뜻을 갖이 할 수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특히 지난 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주총을 계기로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에 의미심장한 변화를 가져온 점도 은근히 자랑했다.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는 27일 임시주총, 또는 내년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의 실력행사가 이뤄질 수 있음을 엄포한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