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영연방 탈퇴 선언… “민주주의 후퇴 우려” 비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가 영연방 탈퇴를 선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연방에 가입한 지 34년만이다.

몰디브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영연방 행동그룹’(CMAG)로부터 “부당하고 불공평하게 취급받았다”며 “(탈퇴는) 어렵지만 불가피하다”라고 선언했다. CMAG는 54개 영연방 소속 회원국들의 인권과 민주주의 발전 등을 감시하는 기구다. 지난달 23일 몰디브는 반체제 인사들을 구금ㆍ수사하는 문제를 포함해 사법권 침해와 민주주의 침해를 6개월 이내에 해소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외무장관은 “CMAG와 영연방 사무국은 몰디브가 물질적 힘이 부족한 작은 나라라는 이유로 이용하기 쉬운 대상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다”라며 “민주주의 촉진이라는 명목하에 국제 정치 속에서 영연방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몰디브를 목표로 삼았다”라고 주장했다.

몰디브는 2008년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끝내고 민주 선거를 통해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2013년 마우문 압둘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인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현 대통령이 나시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자리에 올랐다. 나시드 전 대통령 진영은 이 일이 쿠데타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설명=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왼쪽 두번째. 꽃을 든 남자)]

이후 몰디브는 인권 및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타격을 입으면서 정정이 불안해졌다. 야민 대통령은 권력 기구를 동원해 반대파를 억압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올해 초 영국으로 망명했고, 그의 밑에 있었던 아흐메드 아디브 전 부통령은 야민 대통령을 폭탄으로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중동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최근 야민 대통령과 정부 고위인사가 돈세탁을 하고 판사를 매수하는 등의 범죄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NGO인 ‘영연방 인권 이니셔티브’(CHRI)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몰디브가) 기본권 침해, 반대파 지도자들에 대한 표적 수사, 반대파 억압을 위한 국가 기관 남용 증거들이 발견됐다”라고 지적했다.

몰디브의 영연방 탈퇴 소식에 CHRI 측 대변인은 “몰디브가 더 이상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를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라며 “시민사회와 민주화 운동의 커다란 후퇴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영연방 사무총장인 패트리샤 스코틀랜드는 “영연방은 회원국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개발과 성장 그리고 다양성에 복무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가치를 추구할 것이다”라며 “이것이 일시적인 헤어짐이기를 바라며 몰디브는 적절한 시점에 영연방에 돌아올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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