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밥 딜런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만들었나?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미국의 포크가수이자 시인인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훌륭한 미국 음악 전통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대중 음악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밥 딜런은 지금까지 50여장의 레코딩, 500여곡의 자작곡, 1억 3천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스, 롤링 스톤즈에 비해 히트곡은 그리 많지 않다. ‘Blowin’ in the wind’ ‘One more cup of coffee’ ‘Knockin’on heaven’s door’ ‘Like a rolling stone’ ‘Rainy day woman #12 & 35’ 정도가 히트했다.

그럼에도 밥 딜런이 20세기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로 꼽히는 이유는 노랫말때문이다. 미국의 많은 대학에서는 밥 딜런에 대한 시(가사)를 감상하고 분석하는 강좌들이 개설돼 있다. 


그는 어렸을 때 시인 랭보를 좋아했고 예명(본명은 로버트 앨런 지머먼)도 영국 시인인 딜런 토머스에게서 따올 정도로 시와 가까이 있었다. 때로는 가사가 비유와 상징을 사용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저항정신을 담으면서도 사회와 인간, 인생을 바라보는 따뜻함을 잊지 않았다.시대와 주류에 맞서는 저항성에 예술성이 더해지면서 그의 노래의 진정성은 진가를 발휘했다. 창법도 때로는 음정과 박자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창법으로 읊조리듯 불러 아티스트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존 레논은 사랑타령의 노래와는 다른, 깊이있는 딜런의 가사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의 학생운동에도 영향을 준 ‘Blowin‘ in the Wind’(바람만이 아는 대답)과 ‘The Times They Are a-Changin’과 같은 노래들은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저항적 노랫말로 시민권을 대표하는 곡이 되었다. 이러한 가사들로 밥 딜런은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저항의 아이콘, 반전가수가 될 수 있었다.

딜런은 장르적으로 포크, 록, 컨트리, 블루스에 걸쳐있으며, 포크록을 창시해 1960년대 청춘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포크록의 전형을 보여준 ‘Highway 61 Revisited’와 ‘Blonde On Blonde’ 앨범은 포크의 저항성과 록의 마이너(하위문화)를 결합한 것이다. 


밥 딜런은 제도권에 얽매이지 않는 비트(Beat) 세대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저항의식과 풍자정신을 더욱 다져나갔다. 딜런은 한대수, 김민기, 양희은, 양병집, 서유석 등 70년대 한국 포크 가수에게도 영향을 끼쳤고, 김광석 등 후대에 등장한 가수들 역시 밥 딜런의 곡을 번안해서 불렀다. 스티브 잡스도 밥 딜런의 팬이었다.음악전문지 ‘롤링 스톤’은 밥 딜런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 2위(1위는 비틀즈)에 선정하기도 했다.

인생과 사회, 종교에 대한 가사속에서 자유와 인간을 이야기하는 밥 딜런은 아티스트이자 영원한 자유인이다.

한편, 노벨상의 상금은 800만 크로나(한화 약 11억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다.

서병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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