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공항가는길’ 최수아의 일탈이 슬퍼지는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공항가는 길’ 7회 엔딩과 8회 오프닝은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했다. 각각 가정이 있는 남녀가 진한 키스를 하고 있는 모습은 무조건 불륜 아닌가.

하지만 이미 이들의 이전 행위들은 격렬한 포옹과 진한 키스를 예고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하루 24시간의 스케줄을 전화와 문자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상대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머리속에는 온통 그 사람뿐이었다.

‘공항 가는 길’은 이상윤(서도우)과 김하늘(최수아)이 선을 넘었다. 그런데도 이들의 관계를 조금은 응원하고 싶었다. 1회부터 8회까지 본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불륜의 들뜬 감정을 응원하는 건 아니지만, 댓글만 봐도 이들 관계의 응원자들은 꽤 있는 것 같다.


“진짜 망봐주고 싶을 정도로 서로 애틋했음”

“남편 하고 같이 보고 싶지 않은 드라마”

“불륜인데, 이 사람들이 하니 사랑으로 보여..희한하네”

역시 그 행위 자체만 떼놓고 바라보지는 않는 것 같다. 일탈 행위를 하는 있는 이상윤과 김하늘에게는 둘 다 소통이 잘 안되는 배우자가 있다. 김하늘의 남편은 항상 바람을 피울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가부장적인 인간(신성록)이고, 이상윤의 아내는 집착과 비밀과 히스테리가 있는 여자(장희진)다.

하지만 이게 불륜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건 아니다. 좀 이상한 배우자를 만난 사람들은 전부 바람을 피워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건은 불륜의 필요충분조건이나 변명거리가 안된다. 부부생활의 위기요 가정불화와 이혼의 주요한 원인이 될 수있을지언정 불륜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

‘공항 가는 길’은 이와는 약간 다른 지점이 있다. 이상윤과 김하늘이 진한 키스를 나누고 밤을 함께 지새운 건 분명 일탈이다. 삼무(三無)사이는 깨졌다.

하지만 감정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고, 이제 들떠있던 이들 관계는 새롭게 정립되려고 한다. 더 이상의 일탈장면이 나온다면 무조건 비난해도 좋을 것 같다.

두 남녀는 자력(의 감정)으로 각자의 일상의 관계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 같다. 특히 여기서 최수아가 어떻게 감정선을 정리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최수아는 현실적 딜레마에 빠져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게 만만치 않다.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는 워킹맘인 최수아가 잘 해나가고 있는 듯하지만 숨이 막힌다. 성장기 딸을 둔 엄마가 수시로 몇박며칠을 비행가는 스케줄은 이제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서도우는 적어도 그런 수아에게 ‘위로’는 된다. 두 사람을 연결시켜준 고리는 서도의 죽은 딸인 애니와 도우의 어머니가 만들어준 ‘인연’이지만, 수아에게는 이 인연도 감당하기에 버거울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수아의 일탈은 슬퍼진다.

‘공항 가는 길’이 애초에 ‘드라마 화양연화’였고, 적어도 도발만은 파격적이었던 ‘애인‘과 ‘아내의 자격’등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고 하지만, 돌파구가 없는 현대 엄마의 잔인한 현실은 특히 여성 시청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이 부분은 ‘공항 가는 길’이 감성멜로에 사회적 담론까지 만들어낼 여지를 제공한다.

‘공항 가는 길‘이 불륜을 자극제로 활용하고 기껏해야 자신을 이해못하고 대화가 안통하는 현재 남편(아내)과 계속 살아야 하는지, 차라리 이혼하고 새 사람을 찾는 게 나은지를 생각하는 통속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최수아와 서도우가 감정적인 일탈을 수습하고 침착한 현실로 돌아와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모습을 꼭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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