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정책 대전환 ①] 정부 탈북민정책, 수동형에서 능동형으로 바뀐다

[헤럴드경제=신대원ㆍ김우영 기자] 정부의 탈북민정책이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북한 간부와 군인, 주민을 향해 적극적으로 탈북을 권유한데 따라 탈북민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에 착수했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8월말 현재 2만9688명인 탈북민이 10월중 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동시에 지원체계를 효율화하는 등 탈북민정책을 사회통합형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11월 탈북민 3만명 넘어설 듯…사회통합형 탈북정책 추진=통일부 당국자는 15일 “기존 탈북민 제도가 지원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통합과 자립을 중심으로 바꿀 때가 됐다”며 “지원체계도 가다듬어 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탈북민정책 전환에 착수한 것은 1997년 ‘귀순북한동포보호법’이 폐지되고 제정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바탕한 탈북민정책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탈북민이 100여명에 불과할 때 만들어진 정책으로 탈북민 3만명 시대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나서서 탈북을 적극 권유하면서 탈북민정책 전환은 보다 탄력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처음으로 북한 간부와 주민들을 향해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데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탈북을 언급한데 이어 최근 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탈북을 권유하고 있다.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선 “북한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면서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며 직접 탈북을 권유했다.

이어 11일 국무회의와 13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 때도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환영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특히 탈북민정책과 관련해선 “정부는 탈북민 3만명 시대를 맞아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고 적응해서 꿈과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관계부처들은 긴밀하게 협업해 탈북민 정착을 위한 제도를 재점검하라”면서 “자유와 인권을 찾아올 북한 주민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조속히 갖춰 나가기 바란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북한 체제 변동에 따른 대량 탈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대규모 ‘탈북촌’ 건설을 비롯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헤럴드경제DB]

▶탈북민 카드로 북핵 압박 활용=통일부는 지난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때 업무현황보고를 통해 탈북민 정착 지원 방안과 관련해 미래행복통장, 탈북민 특화 일자리 발굴ㆍ취업 상담 및 교육, 남북통합문화센터 건립, 통일음식문화타운 추진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정부의 탈북민정책 전환을 앞두고 지금까지 교통편 제공 외에 사실상 방관에 그쳤던 탈북민의 한국행 과정에 보다 적극 개입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한인권법에 따라 설립되는 북한인권재단이 제3국에 머무르는 탈북민의 한국행을 지원하는 민간 북한인권단체를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박 대통령은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 통일대화에서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에게도 자유와 인권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외부세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계속 전달해 나갈 것”이라며 적극적인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한 북한 주민의 의식변화와 탈북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부가 이처럼 탈북민정책을 능동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고도화ㆍ현실화된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뼈아프게 생각하는 탈북 문제를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대북압박ㆍ제재와 함께 북핵문제 해결 카드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박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에게 한국으로 오라고 제안한 연설을 ‘획기적’이라고 평가한 뒤, “탈북 행렬이 이어지면 북한 체제의 경제적 기반이 약해지고 바깥세상 정보가 북한으로 유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탈북이 북한의 ‘레짐 체인지’를 이끌 열쇠”라고 분석했다.

신대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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