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北조카, 南고모 재산 돌려받을까

[헤럴드경제] 탈북한 북한의 조카가 남한의 고모를 상대로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인가.

만약 북한의 조카가 승소하게 되면 이를 계기로 유사한 재판이 크게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조부모나 부모가 숨지고 10년이 지난 후 탈북한 상속인에게 상속받을 권리를 인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법적 다툼의 결론을 19일 선고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탈북한 이모(47)씨가 고모를 상대로 낸 상속재산 회복소송상고심을 19일 선고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건의 쟁점은 조부모나 부모 등이 사망해 상속이 발생한 후 10년이 지난 뒤에 탈북해 입국한 상속인이 다른 상속인을 상대로 상속 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다.


‘남북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은 남북 이산으로 인해 피상속인인 남한 주민으로부터 상속을 받지 못한 북한 주민은 민법에 따라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 민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제척기간’도 그대로 적용할 지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논란이 됐다.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탈북한 이씨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중 서울에서 실종 처리됐고, 실제로는 북한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브로커를 통해 한국 가족을 접촉한 혐의로 당국에 적발돼 2006년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이후 이씨는 2007년 탈북해 2009년 한국에 입국했다.

이씨는 할아버지가 1961년 숨지면서 이씨 고모와 삼촌에게 전 재산을 상속해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는 결국 사망한 고모의 자녀들과 삼촌을 상대로 상속 회복 소송을 냈다.

1심은 “명백한 규정이 없는 한 특례법은 민법상 권리행사 기간을 배제한다고 봐야 한다”며 특례법을 우선해 탈북 상속인에게는 민법상 청구권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씨가 승소했다. 이씨 삼촌은 항소를 포기했지만, 고종사촌들은 항소했다.

하지만 2심은 “특례법이 민법상 상속회복청구권 제척기간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이씨의 청구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남한 주민에게 발생하는 불이익,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 북한소재 재산처리와의 형평 문제 등을 감안해 특례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사안의 중요도와 하급심 판결이 엇갈린 점을 고려해 7월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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