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급식 못하는 아이들…최저가 입찰제 파행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올해 들어 우유 급식 최저가 입찰제가 전면 시행면서 유업체들의 출혈 경쟁과 우유 급식 중단 등 폐단이 속출하고 있다.

초등학교 우유 급식은 그동안 농림축산식품부가 단가를 정하는 고정단가제로 운영되다가 유업체들의 담합을 막고 우윳값을 낮추기 위해 ‘우유 최저가 입찰제’가 도입됐다. 지난해 감사원이 지방교육청 감사 이후 교육부에 최저가 입찰 도입을 권고하면서 올해 들어 최저가 입찰제가 확산됐다.

하지만 취지와는 달리 출혈 경쟁을 견디지 못한 유업체가 입찰을 포기해 우유 급식이 중단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유업계에 따르면 고정단가제 시행 당시 200㎖당 430원 안팎에 학교에 납품되던 흰우유 가격은 올해 들어 평균 310~320원대에 공급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200㎖에 150원에 우유를 납품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사진=123RF]

채산성이 맞지 않아 우유 급식을 포기하는 업체도 나왔다. 지난 4월 건국우유 본사와 대리점 간의 납품가 갈등으로 수도권 63개 초등학교에 우유 급식이 중단된 것이 대표적 예다.

물류비 부담이 크고 학생 수가 적어 수익성이 낮은 도서 산간 지역의 경우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수차례 유찰되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우유 급식이 시행되는 경우라도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업계에서는 생산비와 검사비, 관리비, 물류비 등을 포함한 흰우유 원가를 200㎖당 약 340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저가 입찰제 도입에 따른 출혈 경쟁으로 원가 이하에 우유를 공급하다보니, 단가에 맞추려다 보면 품질이 떨어지는 우유를 공급할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낮은 가격에 우유 급식을 제공한다는 우유 급식 최저가 입찰제의 취지는 좋지만, 아예 급식이 중단돼서 못 먹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출혈 경쟁을 막고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