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경기부양 만병통치약 아니다

유동성 늘어도 돈맥경화현상 심화
잇단 경기악재 불구 인하 신중론

넉달 째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한 한국은행이 다음 ‘금리 행보’를 놓고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삼성전자 리스크와 현대차 파업 후유증 등 국내 경기에 부정적인 악재가 거듭되면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는데다 가계 부채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다 근본적으로는 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을 이끄는 ‘만병통치약’이 더 이상 아니라는 점도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 리스크와 현대차 파업 후유증 등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는데다 가계 부채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일각에서 한은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늘어도 이것이 소비와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있어 오히려 돈맥경화(자금경색) 현상만 심화시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은의 경기 인식이 아직까지는 긍정적이라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은 2.7%로 유지한채, 내년만 2.8%로 0.1%p 하향조정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올해 1.0%, 내년 1.9%로 전망했다”면서 “한은의 경기인식이 아직까지 긍정적인 만큼 당분간 금리 하단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향후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경우, 내년 1분기 금리 인하 기대는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평 연구원은 “12월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경계가 해소된다면 내년부터는 금리 인하 기대가 재차 높아질 것”이라면서 “향후 경제지표가 둔화될 경우 금리 하락 압력은 이전보다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서는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ㆍFed) 금리인상 경로와 가계 부채에 유의하겠다고 밝혔을 뿐 특별한 경계나 우려를 제시하지 않았고 긍정적인 경기판단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향후 하방 리스크가 높아졌을 때 정책 대응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제시한 내년 2.8%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수출이 분기평균 0.69%p씩 빠르게 증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내년 2월까지는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수출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년 경제성장률 2.8% 달성은 지나친 장밋빛 청사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등으로 올해 수출이 이미 한은의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베이스가 낮아진 상태에서는 0.69%p의 성장률을 적용하더라도 당초 전망한 수출규모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으로 삼성전자의 휴대폰 완제품 분기 수출이 30~40%씩 감소하고, 이같은 감소세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0.69%p의 분기 수출증가율을 적용한다 해도 한은이 제시한 수출 전망치와 2조3000억원~3조원 가량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선 연구원은 “내년 GDP가 한은의 전망치보다 0.15~0.20%p 낮아질 가능성이 크고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1~3차 협력업체 300여 곳의 매출감소, 재고비용증가, 고용감소 등의 영향이 추가 반영될 경우 내년 GDP전망치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유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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