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경제효과 연구용역, 2012년 보고서 짜깁기”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현대경제연구원과 수의계약을 통해 작성한 ‘청탁금지법 적정 가액기준 계산 및경제효과 분석’ 보고서가 동(同) 연구원이 2012년 발간한 보고서 내용을 짜깁기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적정 가액기준 계산 및 경제효과 분석’이라는 연구용역을 계약금액 1500만원에 현대경제연구원과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권익위가 2015년도에 경쟁입찰을 시도하지 않고 수의계약한 경우는 해당 연구가 유일하다. 권익위는 연구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사유에 대해 연구업체가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점, 청탁금지법 사안이 ‘시급’하다는 점, 계약금액이 1500만원으로 ‘소액 계약’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채 의원은 해당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는 용역수행 3년 전인 2012년에 동 연구소에서 발간한 보고서 내용의 최대 80% 가량을 그대로 발췌한 보고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용역보고서 중 짜깁기가 의심되는 부분에서 과거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포괄적으로 인용하고 있다고는 하나 사실상 내용을 그대로 발췌하여 붙여넣은 수준이다. 더욱이 권익위의 연구용역을 담당했던 수행연구원은 2012년 원본 보고서를 작성했던 대표 집필진에 포함되지 않았다.

채 의원은 “청탁금지법 연구용역 보고서는 문장단위로 출처를 표시한다는 기본적인 위탁용역 연구윤리도 지키지 않았다”며 “그러한 사실을 모를리 없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자가 졸속 보고서를 제출한 것은 권익위의 짧은 연구기간 설정으로 인해 시간에 쫓겨 짜깁기로 보고서를 완성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안이 ‘시급‘했다고 수의계약 사유를 밝힌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시행령의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오고도 1년이 지난 올해 9월에야 시행령을 제정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을 불과 20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와 관련해 채 의원은 “부실한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청탁금지법 시행령은 권익위의 늑장부리기가 더해져 시행 이후 수 많은 혼란을 낳고 있다. 권익위가 청탁금지법의 제정 이후 시행령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혼란을 자초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부실한 용역보고서를 제출한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용역비에 대해 환수조치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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