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효성, 인조잔디 입찰담합 주도한 사실 인정안돼…입찰제한 부당”

-법원, 효성 등 담합사실은 인정

-담합 주도한점 인정키 어려워

-2년간 입찰 제한 처분은 부당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공공기관에 인조잔디를 납품하며 입찰 담합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조달청이 ㈜ 효성에 2년 간 입찰을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업체들의 담합 사실은 인정되지만, 효성이 담합을 주도했다는 증거가 부족한만큼 이같은 이유로 입찰을 제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강석규)는 주식회사 효성과 대표 이상운(64) 씨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2014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인조잔디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입찰 담합을 벌인 27개 업체를 적발했다. 이 업체들은 2009년 3월부터 2년 6개월 간 총 255건의 입찰에서 사전에 가격을 합의하는 등 담합행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적발된 회사에 시정조치를 내리거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인조잔디 사업을 발주했던 조달청은 지난해 3월 “담합을 주도해 낙찰을 받았다”며 효성과 대표자 이 씨에게 2년간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키로 했다.

이에 효성 측은 “담합을 주도하지 않았고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다른 업체들과 의견교환을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효성 등 27개 업체가 인조잔디 납품 과정에서 담합을 한 사실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효성 등 27개 사(社)는 255건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유선연락 또는 모임을 통해 사전에 낙찰자와 제안 가격 등을 합의했다”며 “2단계 경쟁입찰방식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사업자들 사이에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률이 악화될 우려가 커지자 2009년 3월부터 담합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효성이 담합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7개 사는 각자의 수익률 악화를 막을 목적으로 자진해서 담합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효성이 인조잔디 시장 점유율이 높고, 입찰 및 낙찰 건수가 많으며, 담합체계가 형성된 후 담합행위의 일반적인 규칙을 만드는데 일부 관여했지만 이같은 사정만으로 효성이 다른 사업자를 담합하도록 이끌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7월 법원이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주) 코오롱글로텍에 대한 조달청의 입찰 제한을 취소시킨 점도 재판부는 고려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주)코오롱글로텍은 (주)효성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높고 담합가담 건수가 많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효성이 담합을 주도했음을 전제로 내려진 자격제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며 “조달청은 효성의 입찰 제한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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