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최순실 나와라, 전경련은 해체, 법인세는 인상”…강대강 대치 속 주목되는 ‘여당 내 야당’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여야의 강대강 대치 국면 속에 새누리당 내 비주류세력인 비박계(非박근혜계)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당 지도부의 방침과 엇갈린 이견을 잇따라 표출하고 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을 둘러싸고 야당으로부터 핵심 당사자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가 하면 전경련 해체와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병사’ 사인 기재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와 달리 적극 비판하는 시각도 비박계 내에 존재한다. 
사진=여당 내 야당으로 꼽히는 비박계 김용태, 이혜훈, 유승민, 정병국 의원(왼쪽부터)

대표적인 당쇄신파이자 비박계 인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순실씨가 직접 나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북핵 미사일 위기, 삼성전자ᆞ현대차의 위기, 대우조선ᆞ해진해운의 위기 등 나라 안팎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그런데 도대체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누구이관대, 나라를 불신과 불통의 아수라장이 되게 해놓고 정작 당사자는 말 한 마디 없는가? 아니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집권당은 진상도 제대로 모르는 채 일면식도 없는 최순실씨의 국감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국회 일정의 막대한 지장을 감수하고 있으니, 이 어찌 나라의 체모가 설 것이며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들 누구를 탓하겠는가”라며 당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최순실씨는 국민 앞에 나서 자신에게 씌워진 참담한 의혹에 대해 낱낱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이제라도 우리 당은 집권당으로서 면모를 다시 회복해 작금 정국 혼란의 단초가 된 최순실씨를 둘러싼 진상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태 의원은 17일 발의 예정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전경련 해산 촉구 결의안’에도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 심 대표에 따르면 73명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에 참여했으며 여당에선 김 의원이 유일하다. 다만 새누리당의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 안건으로 오르면 찬성 표결하겠다는 의사를 심 대표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비박계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은 기획재정부의 국정감사 과정에서 사실상 전경련 해체를 주장했다. 유 의원은 청와대와 기재부가 주재하는 회의에 전경련을 부르지 말라며 그러면 전경련이 금방 해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 전경련 탈퇴를 적극 권유해 전경련 해체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 내 ‘경제전문가’로 첫 손에 꼽히는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도 기재위 국감에서 정부가 공공기관의 전경련 탈퇴를 주도해야 한다고 유일호 경제부총리에 요구했다.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전경련의 역할과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겠다. 왜 이런 기관이 있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해 사실상 전경련 해체 주장에 동조했다. 이혜훈 의원은 백남기 농민의 사인에 대해서 백선하 주치의가 ‘병사’로 기재한 것을 두고도 “부끄럽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도 국감에서 전경련의 대기업 모금을 두고 질타했고, 라디오에서는 자당이 관련 증인 채택에 반대한 것을 두고서도 비판하며 “당사자들이 나와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됐다 안됐다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증세나 법인세와 관련해서도 비박계는 당론이나 당지도부 입장과 이견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유승민 의원은 법인세 인상 1~2%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는 것을 비판하며 ‘증세 없는 복지 없다’ ‘중부담 중복지’라는 자신의 지론을 고수했다. 사실상 증세나 법인세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혜훈 의원은 야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예산부수법안’으로 법인세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원래 법이 그런 것”이라고 해석했다. 예산부수법안 지정이 적법한 절차라는 것이다. 다만 “정 의장이 협치의 뜻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는 정의장이 예산부수법안으로 법인세 인상을 추진할 경우 국회의장 중립성을 다시금 문제삼겠다는 당지도부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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