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구르미’ 진영의 매력은 외모와 연기때문만은 아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KBS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김윤성 역을 연기하는 진영이 멋있는 이유는 외모와 연기때문만은 아니다.

진영은 이 드라마에서 김유정(홍라온)을 짝사랑하는 키다리 순정파 꽃선비 캐릭터를 잘 만들어냈다. 아이돌 가수지만 한단계씩 연기를 쌓아올려온 덕분에 과잉 없이 안정된 연기를 펼쳐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도 높였다.

이번에는 캐릭터가 매우 멋있다. 단순히 박보검과 싸랑싸움 하다 밀려나는 역할이 아니다.


진영이 연기하는 김윤성은 보수 기득권의 정점에 있는 자제임에도 ‘정치적 올바름‘을 실천하려는 젊은이다. 무소불위의 권력과 자본을 가진 자들이 이를 내려놓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윤성은 할아버지인 최고권력자 영의정 김헌(천호진)이 “고작 역적 딸(홍라온)을 사랑하는 것이냐. 여자는 얼마든지 있다”라고 말하자 당당하게 할아버지에게 맞설 수 있는 담대함을 지니고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16회는 사회성 짙은 드라마의 모습을 보였다. 갓병연(곽동연)은 친구인 세자(박보검)과 홍라온을 모두 살리기 위해 세자에게 칼을 겨누어야 했다.

또 홍라온의 아버지인 홍경래는 백성을 위한 정치만이 아닌 백성에 의한 정치를 설파한다. 이를 위해 백성이 내린 왕은 자신과 백성을 똑같이 ‘사람’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성은 보수 기득층중에서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다. 역적의 여식 홍라온이라는 존재를 발설하려는 중전을 아기 바꿔치기라는 약점을 잡아 겁박한다.

김윤성은 세자(박보검)보다 훨씬 뛰어난 정보력을 항상 올바른 곳에다 쓴다. 윤성은 궁전의 수사책임자로 적격이다. 모든 정보는 그가 가장 먼저 파악한다. 정보를 가장 빨리 파악하고 그 정보를 온당한 곳에 쓰는 것처럼 합당한 공무집행자는 없을 것이다.

‘홍내관‘ 홍라온이 사실은 여자이며 홍경래의 여식이라는 정체를 먼저 알았고, 중전 김씨(한수연)가 자신의 자식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분만시 딸을 아들로 바꿔치기한 사실도 윤성이 가장 먼저 알아냈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그를 ‘프로염탐러’라고 했다.

윤성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인인 홍라온의 정체가 탄로나기 시작하자 홍라온을 궁에서 탈출시켰다. 라온의 정보를 알고 있는 자객을 제거시킨 것도 윤성이다.

진영이 연기하는 김윤성의 매력은 멋있게 짝사랑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아쉬울 것 없는 권력층 자제가 할아버지의 부패권력의 구태를 손쉽게 물려받아 쉽게 살려고 하지 않으려는 데서 나온다. 할아버지 김씨 가문을 이어받는 걸 오히려 수치라고 생각한다. 편안한 삶에 안주하지 않고 무엇이 정의인지에 대한 많은 고심끝에 단단한 생각이 자리잡을 수 있었다.

진영은 라온(김유정)이 “세자저하 배필이 다 정해지고 이제 혼례식만 남았다”는 그녀 어머니(김여진)의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힘없이 앉아있자 “우십시오. 기대도, 착각도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애틋한 순정을 드러내며 짝사랑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던 ‘멘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윤성이 멋있는 것은 그가 ‘정치적 올바름’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진영은 그런 김윤성을 무리 없이 물 흘러가듯 잘 끌고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