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파문] 北風 차단 나선 野…文 대응엔 미묘한 입장차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 파문과 관련, 야권은 새누리당의 색깔론을 강하게 비판하며 북풍 차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제 2의 NLL(북방한계선)식 색깔론’으로 규정하며 여권의 공세를 폄하했고, 국민의당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미묘한 입장 차도 보였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ㆍ여당이 한참 낡은 종북몰이 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이 이성을 잃은 듯하다”, “마녀사냥하는 새누리당의 행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 “더는 어린애 장난으로 봐줄 수 없다”는 등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더민주는 이번 사태를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제기한 ‘NLL 대화록’ 사태와 닮은꼴이라고 일축했다. 추 대표는 “당시 수사 결과 정문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김무성 전 대표도 사과했다”고 비판했다. 김영주 최고위원 역시 “당시 새누리당의 NLL 회의록 유출 발언이 허위로 드러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새누리당의 정치공세이자 제2의 NLL 포기 발언 공작”이라고 성토했다.

더민주는 과거 새누리당과 북한이 얽힌 사건을 거론하며 북한과 내통이 있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정면 대응했다. 김 최고위원은 “1997년 대선 당시 북한에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총풍 사건)를 해달라고 했고, 2012년엔 청와대 비서관 등이 북한과 만나 돈봉투를 주며 남북정상회담을 빨리 추진하다고 했다”며 과거사를 하나하나 열거했다.

국민의당도 여당의 색깔론을 비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대목에서 더민주와 온도 차가 드러났다. 색깔론 공세에는 공조하지만, 야권 유력 대권 후보인 문 전 대표에는 선을 긋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시도때도없이 색깔론으로 매도하려고 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문 전 대표에게 북한과 내통했다는 막말을 쏟아내는데 미르재단 의혹 등에선 이런 얘기를 한번이라도 해보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박 비대위원장은 “문 전 대표가 먼저 명확히 얘기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 당 차원에서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 전 대표가 먼저 사실관계를 확실히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문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김상수ㆍ박병국ㆍ장필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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