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 변호인단, 검·경에 부검집행 중단 의견서 제출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고(故) 백남기 씨 측 변호인단(단장 이정일 변호사)이 백 씨의 부검은 이른바 ‘빨간우의’의 범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부검 집행 시도를 중단하라는 의견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빨간우의는 백 씨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해 경찰의 물대포를 맞을 당시 근처에 있던 인물이다. 극우 인터넷커뮤니티 ‘일베’를 중심으로 빨간우의 남성이 백 씨를 가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18일 서울 종로경찰서와 서울중앙지검에 이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지난 13일 낸 헌법소원심판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는 의미에서 헌법재판소에도 의견서를 냈다. 

[사진설명=지난 11월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경찰 살수차 모습]

변호인단은 백 씨의 의무기록 압수수색 영장이 두 차례 발부되면서 피의자와 피의사실이 바뀐 점을 문제삼았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법원이 지난달 6일 발부한 의무기록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는 피의자가 강신명 전 경찰청장 외 6인으로 적혀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발부된 압수수색영장에서는 피의자가 ‘성명불상’으로 바뀌었다.

변호인단은 “부검영장 청구과정에서 불과 20일 사이에 피의사실과 피의자가 달라졌다”며 “‘빨간우의’의 혐의유무를 가리기 위해 영장을 청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검경은 영장 제한요건만 공개하고 영장 전문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어 부검영장의 정당성에 많은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영장청구의 목적, 영장의 구체적 내용 등 어느것 하나 명백하게 밝히지 않고 영장집행의 의지만을 천명하는 검경의 태도는 그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부검영장 집행을 중단하고 집행의사를 철회하는 것이 사망 후 3주가 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고인과 유족들에 대해 지금이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길이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9일부터 4차례 부검 협의를 제안했지만, 유족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장경석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은 17일 백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5차 부검협의를 제안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직후 이른바 ‘빨간우의 남성’의 신원을 확보했지만 ‘가격설’에 대해선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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