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의 리썰웨펀] 북핵대응 시급하다는 국방부, 조기 추진해도 5~6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이 북한의 핵위협 등을 강조하면서 방위력 조기 증강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예산을 늘려 조기 증강을 추진하더라도 2020년대 초반께 무기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당장 북한 핵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천문학적인 예산을 퍼붓더라도 5~6년이 걸리는 실정이다.

또한 방위력 증강을 위해 우리 군 자체 개발보다는 해외무기 수입에 크게 의존할 방침이어서 해외 무기상만 배를 불려주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가 18일 새누리당과 ‘북핵대비 방위력증강 당정협의회’를 갖고 2020년 중반으로 예정돼 있던 한국군의 3축 체계 구축 시점을 2020년대 초반으로 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우리 군이 자체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의 일환인 중거리지대공유도미사일 천궁의 발사 장면. 군은 천궁을 개량해 미사일 요격 기능의 M-SAM을 개발할 계획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여당인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회 뒤 기자들과 만나 “당정협의회에서 최근 북핵실험 등 안보상황을 고려해 우리 군의 방위력 증강 시기를 더욱 앞당기기로 했다”며 “예정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시기는 2020년대 중반이지만 2~3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향후 국방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예산이 더 증액돼 방위력 증강사업의 추진 속도가 빨리질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기술적으로 추진이 어려운 부분을 억지로 서두르기보다는 개발할 여력과 준비는 돼 있지만 예산 우선순위에 밀려 미뤄진 사업을 중점적으로 먼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군이 기술적 한계 등의 요소를 배제한 채 방위력 조기 증강에만 몰두할 경우 우리 군이 자체 개발할 계획이었던 대다수 첨단무기는 미국 등 해외에서 수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군이 임박한 북한의 핵위협 대응을 위해 시급성을 강조해 방위력 조기 증강에 나서더라도 시간은 5~6년 걸릴 전망이며, 기존 계획을 조기화하면서 국산 무기 개발보다는 해외 수입무기에 의존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북핵대응 시급…그러나 방위력 조기 증강해도 5~6년 걸려=우리 기술력으로 조기에 개발이 어려운 정찰위성 등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방안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궤적을 발사 즉시 파악할 수 있는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를 기존 2개에서 2개를 더 수입해 총 4개를 전국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즉, 조기 방위력 증강 방침에 따르면, 우리 군 예산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군은 “기존 계획을 1년 앞당기는데 약 3000억원 정도 든다”며 “2~3년 앞당기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국회, 기획재정부 등과 논의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당정협의회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군 자체적으로 핵추진잠수함을 조기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에 대해 “군사적 효용성, 기술적 가용성, 주변국 군사동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군이 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해 새누리당에 밝힌 입장은 기존과 달라진 게 없다”며 “핵추진잠수함 보유 추진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NPT(핵확산금지조약) 등 국제적 규범에 위배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한미원자력협정에서 군사적 목적의 원자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 유권해석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이 단독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 핵추진 잠수함을 우리 군 자체적으로 개발하려다 주변국 견제로 중단한 적이 있다. 이미 처음 추진한 지 근 10년이 다 됐지만 주변국 견제로 뚜렷한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이다.

핵추진잠수함은 잠수함 연료를 기존 디젤에서 원자력으로 바꾼 것으로 연료 걱정이 없어 잠항능력이 크게 개선된다. 최근 북한이 SLBM 비행시험에 성공하면서 북한 잠수함 대응용으로 우리 해군에 핵추진 잠수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제기돼 왔다.

▶주변국 견제, 야당과의 협의 등 갈 길 멀어=한편, 군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방위력 증강을 위해 야당 의원들의 협조도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군은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도 설명과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야가 극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의 공통된 지지를 받기란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군 당국은 이번 방위력 조기 증강 계획과 관련해 전작권 전환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밝히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주장을 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기도 했다.

킬체인(도발원점선제타격체계),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KMPR(대량응징보복체계) 등 한국형 3축 체계는 오는 2020년대 중반께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전환에 필수적 요소들이다.

우리 군이 미군 측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요구하고 미군이 수용해 이뤄지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이 킬체인, KAMD 등 북한 도발에 대비한 역량을 자체적으로 갖추는 것을 핵심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의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구축은 곧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방위력 조기 증강과 전작권 전환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물론 우리 군 자체적인 능력을 조기에 갖추게 되면 전작권 조기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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