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듯…NLL파문과 송민순 회고록 논란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놓고 여야가 강경 대립을 이어가면서 ‘사초(史草) 실종’ 논란으로까지 번진 2012년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의혹 공세가 재연되는 것 아닌지 주목된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10월 정문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당시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당시 민주당 의원(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은 “사실이라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여기까지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으로 촉발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 논란과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문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채 논란에 휘말리려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7일 “솔직히 그 사실조차 기억이 잘 안난다”고 말해 당시 표결 과정을 주도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이러한 문 전 대표의 행보는 NLL포기 발언 논란이 사실관계 확인과 별개로 이전투구식 진실공방이 이어지면서 대선 패배와 함께 문 전 대표에서 상당한 상처를 안겼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차분히 거리두기를 하면서 사실관계를 꼼꼼하게 파악한 뒤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송 전 장관이 논란 이후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도 문 전 대표가 앞장서 사태를 키울 필요가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NLL포기 논란은 대선이 끝난 뒤 더욱 커졌다. 2013년 6월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원에서 NLL 포기 취지의 발언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시 이 문제의 불씨를 지폈다. 문 전 대표는 회의록 공개로 맞대응했다. 이후 논란은 회의록 원본 찾기로 흘러갔다. 급기야 7월에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국회는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된 회의록 원본 찾기에 나섰고 ‘사초 실종’이란 초미의 관심사로 사태가 커졌다. 새누리당은 사초가 폐기되거나 은닉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참여정부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사초 삭제를 최종 결론 내렸다고 판단했고,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14개월간 진행된 재판 결과 법원1, 2심에서 이들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가장 쟁점이 됐던 삭제된 회의록 초본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법원은 “회의록 초본은 대통령 기록물이 아니고 당연히 폐기돼야 할 문서”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국민의 머릿속에는 무죄 판결보다 정쟁이 더 뚜렷하게 새겨졌다. 최초로 NLL 포기 발언을 한 정문헌 전 의원은 대화록 유출죄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받았지만 정상회담 대화록을 입수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유출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권영세 주중대사,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은 모두 무혐의를 받았다. 김무성 전 대표가 대선 때 과하게 언급했다며 사과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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