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증가 미스테리] 세수 쌍곡선…‘법인세 줄고, 소득세 늘고’…법인세 논란 가중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이명박정부가 단행한 법인세 인하 이후 법인세와 소득세 세수가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법인세는 정체 또는 감소한 반면, 소득세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득세 세수가 법인세를 웃도는 역전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법인세와 소득세의 역전현상은 법인세 증세 논란을 가중시키면서 이번 20대 국회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법인세 세수 공백을 근로자를 포함한 국민들의 소득세로 메꾸고 있다면서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와 여당은 경기가 침체한데다 세계 주요국들이 감세에 나서는 상황에서 법인세를 올릴 경우 역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주요 세목별 세수 실적을 보면 2012년까지만 해도 법인세가 소득세를 다소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법인세 인하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소득세가 법인세를 웃돌기 시작해 그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의 변화를 보면 법인세수 규모는 2011년 44조8728억원으로 소득세수 42조2877억원보다 2조6000억원 정도 많았다. 2012년에는 법인세(45조9318억원)와 소득세(45조7670억원)가 거의 비슷했다. 이는 법인세 인하가 본격 반영되기 이전이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2013년에는 소득세가 47조8196억원으로 법인세(43조8548억원)를 4조원 가까이 웃돌며 역전현상이 나타났고, 그 격차는 계속 확대돼 지난해에는 15조7000억원(소득세 60조7217억원, 법인세 45조295억원)에 달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법인세가 2.0%(9023억원) 감소한 반면 소득세는 32.7%(14조9547억원) 늘었다.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기간 법인세는 22.6%에서 20.7%로 1.9%포인트 낮아진 반면 소득세 비중은 22.5%에서 27.9%로 5.4%포인트 높아졌다. 법인세가 인하되고, 근로소득세 과세제도 개편과 담뱃세 인상 등이 반영된 것이다.

올해는 이 격차가 다소 좁혀졌지만 큰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 올들어 8월까지 소득세가 46조7000억원 걷힌 반면 법인세는 이보다 7조원 적은 39조7000억원이 걷혔다.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소득세가 27.1%, 법인세가 23.0%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법인세와 소득세의 역전현상이 법인세 증세론을 부추기고 있다. 야권에서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이 2002~2006년 21.3%에서 2012~2015년 25.1%로 증가한 반면, 가계소득이 같은 기간 64.7%에서 61.6%로 하락했는데도 법인세율을 인하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조세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세계은행(WB)이 발표한 ‘2015년 기업환경 평가’에서 한국의 총조세부담률이 평균 3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1.3%보다 낮은 것도 법인세율 인상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현실론’을 내세우고 있다. 경기가 부진한 상태에서 법인세를 올릴 경우 기업 투자 위축과 이로 인한 고용부진 등 부작용이 더 많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를 통해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법인세를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국 기업의 실효세율도 선진국에 비해 낮지 않다는 주장이다.

법인세 등 세제는 이번 정기국회의 판도라의 상자가 될 전망이다. 치열한 논쟁, 진지하고 생산적인 토론이 필요한 상황이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