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줄이기 ‘고군분투’…철강업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

환경오염 주범 오명 철강업계

2020년까지 탄소배출량 감축 온힘

포스코 환경설비에 1680억원 투자

현대제철, 기후 대응 협의체 운영

철강업계가 다가오는 친환경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는 11월 4일 신(新)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협정’의 발효를 앞두고, 철강업계는 2020년까지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 이행을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이슈가 급부상하고 실질적인 규제가 잇따르면서 친환경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체적으로 설비 자체를 과거 대비 친환경적인 설비로 교체하거나, 버려졌던 에너지를 수집,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환경설비 투자에만 1680억가량 쏟아부었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탄소배출량을 전년(2014년) 대비 300만톤 줄였다. 구체적으론 제철소 내 버려져왔던 헌열을 회수해 증기와 전력을 재생산하거나 부생가스 등을 활용해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제철도 내부에 ‘기후변화 대응전략 수립 협의체’를 운영중이다. 2011년 인천공장에만 적용했던 친환경 에너지경영시스템(ISO50001)을 전 사업장에 확대해 운영하는 등 전사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돌입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2후판 공장을 폐쇄하면서 결과적으론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다. 또 인천제강소의 노후 전기로 대신 에코아크(Eco-Arc) 전기로로 대체하는 등 일찌감치 온실가스 감축에 돌입했다.

친환경 기술 개발도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지 오래다. 포스코는 파이넥스(FINEX)와 켐(CEM)과 같은 친환경 기술 도입이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세계 최초로 포스코가 상용화한 신(新)제철기술로, 예비공정 없이 곧바로 가루철광석과 유연탄을 넣어 쇳물을 뽑아내는 공법이다. 고로공법은 예비공정에서 가장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뿜어내는데, 이 과정을 생략해 기존 대비 40%가량(황산화물) 오염물질을 줄였다. 포스코는 이같은 친환경 공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최근 영국의 CDP 선정 ‘기후변화 대응 능력이 가장 뛰어난 철강사’로 평가받았다.

현대제철은 다가오는 친환경차 시대에 발맞춰 초고장력 강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강도는 높이고 무게는 줄이는 초고장력 강판의 개발 자체가 친환경적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장력 강판 1톤은 연비 향상 효과로, 일반강 대비 연간 0.8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올해부터 친환경 핫차지(hot charge) 공법을 철근 형강 제조 과정에 본격 적용하고 있다. 핫차지 공법은 뜨거운 상태의 철강 반(半)제품을 식히지 않고 그대로 압연공정으로 보내는 연속조업 방식으로, 중간 단계의 재가열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사실상 이같은 철강업계의 노력은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된 측면이 있다. 전세계적인 철강 시황의 불황과 구조조정 압박과 맞물려, 환경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적잖은 부담이 생긴 것. 특히 지난해부터 도입된 ‘탄소배출권거래제’가 유럽이나 중국 등의 기준과 달리 높게 책정된 것에 업계는 큰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는 100% 동의하지만, 전세계 철강시황의 불황과 함께 한중일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업계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에선 이같은 환경 비용의 증가가 부담이 되긴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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