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물포에 맞아 부상…당시 경찰상황보고서 드러나

[헤럴드경제]고(故) 백남기(69)씨가 작년 11월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물대포에 맞아 쓰러질 당시 경찰 상황보고서에 ‘백씨가 물포에 맞아 부상당했고, 이후 병원에 이송돼 뇌출혈로 치료중’이라고 적혀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민중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1차 총궐기 집회 당일 오후 11시20분 전파된 상황속보 25보에 백씨가 ‘오후 7시10분경 서린로터리(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물포에 맞아 부상. 구급차로 서울대병원으로 후송,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 부착, 치료 중’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황속보는 대규모 집회 등에서 정보 경찰관들이 현장 상황을 경비, 수사, 교통등 관련 부서와 상급자들에게 시간대별로 전파하고자 작성하는 문건이다.

상황속보 내용을 보면 집회 당일 현장에 있었던 정보관이 백씨가 쓰러져 다친 경위를 ‘물대포에 맞은 결과’로 파악했고, 이를 보고받은 경찰 수뇌부도 이런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찰은 앞서 이달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당일 상황속보 제출을 요구하자 ‘열람 후 파기’가 원칙이라며 문건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이후 법원에 소송자료로 낸 일부 속보를 제출했다.

그러나 당시 국감장에 제출된 속보에는 백씨가 쓰러진 시간대 분량이 빠져 있어경찰이 민감한 부분을 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극우 성향 누리꾼 등 일부에서 당시 백씨를 가격한 인물로 의혹을 제기한 ‘빨간우의’ 남성 관련 언급은 상황속보에 전혀 없었다고 민중의 소리는 전했다.

경찰은 “국감에 제출된 속보는 경찰이 원고인 민사소송 서류에 포함된 것이었고, 오늘 언론을 통해 공개된 상황속보는 확인 결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불법시위 가담자 형사사건에 제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체 상황속보는 1보부터 30보까지 작성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문건을 최초 작성한 정보 부서에서는 속보를 열람 후 파기했지만, 시위 대응과 관계된 다른 부서에서 소송 등에 대비해 보관했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상황속보 전체가 파기되지 않고 존재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그간 경찰이 국감 등에서 ‘문건이 열람 후 파기돼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은 결과적으로허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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