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최순실 의혹’…K스포츠재단 연계설 확실해지나

-최 씨 모녀 독일에 페이퍼컴퍼니 세우고 ‘거액 후원’ 요구한 정황

-야당 “문체부, 미르ㆍK스포츠재단 쫓기듯 설립 허가한 단초 나와”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K스포츠재단을 등에 업고 별도의 개인 회사를 세우고 대기업에 거액을 요구한 정황이 밝혀지면서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배후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최 씨는 자신과 승마 선수인 그의 딸 정유라(정유연으로 개명) 씨 명의로 독일에 ‘비덱스포츠 유한책임회사(Widec Sports GmbH)’라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만들어 K스포츠재단 관련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향신문은 설립 당시부터 강제 모금 논란에 휩싸였던 K스포츠재단이 연초 한 대기업에 ‘2020 도쿄 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 명목으로 80억원 투자를 제안했고, 사업 주관사로 비덱스포츠를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비덱스포츠의 주주가 최 씨와 정 씨 두 명이고 유일한 직원으로 등록돼 있는 크리스티앙 캄플라데 씨는 정 씨의 현지 승마 코치라는 점이다. 사실상의 ‘페이퍼 컴퍼니’로 지목되는 이 회사 보고서를 보면 최 씨는 1만7500유로(약 2160만원), 정 씨는 7500유로(약 920만원)의 주식을 각각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스포츠재단이 최 씨 모녀와 연결된 사업에 거액을 집행하려고 한 구체적 정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7월 17일 설립된 비덱스포츠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서쪽으로 40㎞ 떨어진 슈미텐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정 씨의 현지 훈련 장소로 알려진 호프굿 승마장과 불과 23㎞ 떨어져 있다. 비덱이 지난 6월 독일 현지 3성급 호텔을 인수해 운영 중인 것과 관련해서도 이 호텔의 인수 자금의 출처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왜 만들었는지 몰랐는데 단초가 나왔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왜 그렇게 쫓기듯 날짜를 맞추려고 했는지 답이 나온다. 비덱스포츠를 설립한 지 정확히 100일째 되는 날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만들어 비덱스포츠에 돈을 가져다 주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가 한국에 설립한 다른 회사와 재단의 유착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1월과 2월 한국과 독일에 ‘더 블루 K’라는 회사를 만들어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 신문은 최 씨의 ‘더 블루K’와 K스포츠재단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K스포츠재단 직원 2명이 더 블루K에 출퇴근하면서 일했고, 이들은 모두 최 씨의 심복들”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재단 설립 허가를 관장하는 문체부 담당 부서 관계자를 금명간 불러 두 재단의 ‘초고속 설립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하려면 영장이 있어야 하고 영장 청구에는 범죄 사실 규명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범죄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도 전날 국정감사 질의에서 “관련 의혹을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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