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없는 ‘최순실 의혹’ 대통령이 검찰수사 지시해야

권력 비선 실세라는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끝이 없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관련 논란은 물론 그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도 하나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K스포츠 재단이 한 대기업에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비덱’이라는 회사에 80억원을 추가 투자하도록 요청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물론 투자는 성사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비덱은 스포츠 마케팅 회사라고 하나 직원은 정씨의 독일인 승마코치 달랑 1명이라고 한다. 페이퍼 컴퍼니나 다름없는 회사에 거액을 투자하라고 요구하는 발상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더욱이 이 회사가 실제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뚜렷하지 않다. 지난 6월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는 3성급 호텔만 해도 그렇다. 스포츠 유망주를 육성 지원한다는 설립 취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투자다. 또 말이 호텔이지 실제로는 통역, 운전기사, 취사 등 정씨 훈련을 돕는 인력들의 숙소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 인수 비용과 정씨 훈련 지원인력 인건비 등을 어떻게 조달하는지도 궁금하다.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게 하나 둘이 아니다.

한데 그게 끝이 아니다. 최씨가 한국과 독일에 ‘더 블루 K’라는 법인을 설립했는데, 이것도 의혹 투성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더블루K의 주요 구성원은 K스포츠재단 직원들이며, 이들이 사실상 최씨 모녀 뒷바라지를 주로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K스포츠재단의 핵심사업을 한국 더블루K에 몰아주고 그 돈을 독일 법인으로 빼돌리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는 내용도 있다. 최씨를 둘러싼 의혹은 그야말로 줄줄이 엮여 나오는 고구마 줄기 모습이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이 불거지고 최씨의 실명이 오르내리자 박근혜 대통령은 ‘근거없는 폭로’라고 했다. 하지만 속속 드러나는 의혹과 정황들이 너무 구체적이다. 근거없는 비방이라고 치부하며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씨 관련 의혹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부담은 고스란히 박 대통령에게 몰릴 수밖에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중진 의원들이 나서 덮고 넘어가선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건 그게 대통령 부담을 줄이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자신과 친인척 관리에 매우 엄격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최순실 스캔들’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박 대통령 역시 ‘비리 대통령’이란 오명을 벗기 어렵다. 당장 엄정한 수사를 검찰에 지시하고, 그 진상을 낱낱히 국민들 앞에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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