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능력없는 제약사 영업력만 의존…진입장벽도 너무 낮아

리베이트 근절되지 않은 이유

제약업계에서 리베이트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구조적인 문제를 1순위로 꼽는다. 한국제약협회가 지난 9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제약산업을 한국 제약산업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일본에 비해 인구수는 40%, 의약품 시장규모는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급여목록 등재품목 수는 96%로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완제의약품 업체 수를 비교해보면 일본이 228개로 한국(299개)보다 더 적다. 시장규모는 작은데 업체 수가 많다 보니 과당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을 할 수 없는 제약사들은 제네릭만 찍어내 영업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성분 대비 품목 수가 너무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 리베이트라는 유혹을 떨쳐내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제약사의 업계 진입이 너무 쉬운 것도 있다. 신약개발을 위해 자체 연구소나 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 시설을 갖춘 공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제약사로 등록,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제약사들은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전문기관에 위탁해 일정 수준을 넘기면 그 자료를 토대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발기부전 치료제나 고혈압약처럼 인기 있는 약의 특허가 풀리면 제약사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어 같은 성분의 약이 100개 이상씩 나오고 있는 현실”이라며 “돈이 될 것 같으면 무조건 복제약을 생산해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처방권이라는 권한이 의사에게 있다는 점이다. 같은 성분의 의약품이 많다 보니 그 속에서 선택은 의사의 몫이다. 제약사들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제품이 선택될 수 있도록 어필해야 한다. 하지만 성분이 똑같다면 제품 자체로의 차별점이 없다. 영업력이 선택의 가늠자가 된다. 영업사원들은 의사와 친분을 쌓기 위해 병원을 자주 방문하고 각종 접대를 하게 된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성분명 처방을 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정 약의 제품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성분으로 처방해 약사나 환자가 자유롭게 약을 선택해 복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분명 처방을 하게 되면 약을 파는 약사에게 그 권한이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리베이트의 대상만 바뀔 뿐 리베이트가 없어질 수 있는 해결책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손인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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