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동차 꿈 접나…”자율주행 차 말고 소프트웨어만 만들 것”

애플 자동차

애플이 자율주행 차량의 꿈을 접고 기존 자동차 제작사들이 채택할 수 있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만 개발하려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애플은 자동차 개발 야심을 대폭 축소했으며 현재로서는 자체 차량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애플의 자동차 팀인 ‘프로젝트 타이탄’의 새 지휘부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쪽으로 새로 방향을 세웠다. 이는 나중에 기존 자동차 제작사들과 협력하거나 향후 자체 차량 개발로 돌아갈 수 있는 유연성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천명에 이르는 자동차 팀에서 최근 몇 개월간 수백 명이 다른 부서로 배치되거나 해고 또는 사직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다만 애플은 새로운 방향으로 가기 위해 신규 고용을 통해 직원 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애플 경영진은 자동차 팀에 내년 말까지 자율주행 시스템의 가능성을 입증하라고 요구했으며 이후 최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2명의 관계자는 말했다.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도 자체 차량 개발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파트너를 구하고 있다. 구글의 자동차 프로젝트에서도 책임자 크리스 엄슨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여럿 떠났다.

애플의 새로운 방향 설정은 앞서 몇 개월에 걸친 전략 충돌과 리더십 교체, 공급망 확보 어려움 등에 이은 것이다.

애플은 2014년 자동차 산업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원대한 야심으로 타이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직접 디자인한 차를 2020년대 초까지 내놓는 게 목표였다. 아이폰이 2007년 모바일 산업을뒤집어놨듯이 자동차를 혁명적으로 바꾸겠다는 꿈이 있었다.하지만 2015년 말 내부 갈등으로 자동차 프로젝트는 골병이 들었다. 자동차 팀의 매니저들은 방향을 놓고 싸웠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리더십의 엄청난 실패”였다고 말했다.다툼 끝에 올해 초 포드 자동차 엔지니어 출신이자 아이팟 초기 디자이너였던 프로젝트 리더 스티브 자데스키는 다른 부서로 옮겼다.

4월에 오리지널 아이패드 개발에 참여했던 베테랑 엔지니어 밥 맨스필드가 그 자리를 맡았다.

맨스필드는 1개월이 지나 강당에 타이탄 프로젝트 직원 수백 명을 모아놓고 전략 이동을 발표했다고 당시 참가자들이 전했다.

맨스필드는 프로젝트 점검 결과 애플의 목표가 테슬라 같은 회사의 직접적 경쟁자가 되겠다는 것에서 자동차의 바탕이 되는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엔지니어들은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애플의 자동차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와 직업의 안정성에 대한 의심으로 그만두기도 했고 일부는 해고되기도 했다. 8월에 첫 해고가 있었고 9월에 1차례 더 있었다.자동차 운영체제와 테스트 절차에 관련된 일을 하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120명이 해고됐다. 자동차 섀시와 서스펜션 등 하드웨어 엔지니어 수백명도 회사를 떠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뉴욕타임스도 지난달 애플이 자율주행차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으며 관련 직원 수십 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분야를 이끌던 베테랑 애플 엔지니어 존 라이트는 프로젝트를 관뒀다. 대신 블랙베리가 인수한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QNX의 창업자 댄 닷지가 애플의 자동차 플랫폼 개발에 큰 역할을 맡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남아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자율주행 프로그램, 시각 센서와 실제 환경에서 플랫폼을 테스트하는 시뮬레이터 등에서 작업하고 있다. 팀에는 자율주행 규제 관련 전문가도 있다.이는 초기 계획과는 크게 다르다. 애플은 지문으로 운전자를 인식하고 버튼만 누르면 스스로 주행하는 전기차를 꿈꿨다. 처음에는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있는 부분 자율주행차를 추구했다가 나중에는 완전한 자율주행차로 계획이 바뀌었었다.애플은 복잡한 자동차 부품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스마트폰에서 애플은 부품 공급 업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하지만 자동차 부품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업체들은 초기에 소량으로 생산될 애플 같은 차량에 전념하기를 꺼린다고블룸버그는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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